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고금리ㆍ다혜택'에 중점을 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은 다이렉트 상품의 높은 금리, 삼성카드의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 차원이었다.
결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두 회사가 올해 3월 내놓은 신용카드 KDB삼성카드4의 발급은 5개월 동안 676장에 그쳤다. 삼성카드는 숫자카드 시리즈(1~7)를 최근까지 230여만장 찍어낸 점을 감안할 때 산은을 통해 발급된 건수는 아주 미미했다.
삼성카드 발급 수는 산은과 제휴된 롯데ㆍ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실적에도 크게 못 미친다. KDB롯데ㆍ현대C체크카드는 지난해 2월, 8월에 출시돼 각각 7만7,600장, 1만7,000장이 발급됐다. 올해 3월 출시된 산은 자체 체크카드도 1만3,100장이 팔렸다.
KDB삼성카드4의 발급이 저조한 것에 대해 금융계는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산은다이렉트 금리의 차별성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산은의 KDB다이렉트ㆍ하이어카운트 상품의 금리는 2.25%로 JB전북은행이 제공하는 JB다이렉트(2.5%)에 비해서도 떨어진다. 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던 KDB삼성카드4의 혜택도 ▦산업은행 현금카드 기능 ▦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 ▦대출금리 우대 등 정도에 그쳤다. 여기에다 산은의 정책 변화도 한몫했다. 소매금융에 방점이 찍히던 산은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정책금융 강화에 좀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소매금융 부문에 대한 마케팅도 상대적으로 식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카드상품 판매 등 개인금융 쪽 영업이 축소돼 발급 실적이 저조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