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

"수출전선 테러충격파 최소화 총력" 미 테러사태로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에너지와 수출의 총사령탑을 맡고 있는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발걸음도 바빠졌다. 장 장관은 "전쟁이 발발해서 유가가 폭등하거나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비축유 방출, 차량 10부제 등 단계별로 비상대책을 추진하겠다"며 "비상시에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미국 등 세계 경제가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테러사태가 발생해 우리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하고 "올 4ㆍ4분기에 수출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미 테러사태이후 즉시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사태 수습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장 장관을 만나 수출과 에너지대책에 대해 들어본다. -미 테러사태이후 수출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파악된 수출 차질 현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 지난 11일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미국 내 공항이 폐쇄돼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 항공기를 이용해서 수출이 이뤄지는 품목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약 2,500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5일 항공운항이 정상화될때까지 무역협회에 수출상담 중단, 수출대금 회수 지연, 선적ㆍ하역 중단 등으로 애로가 발생하여 87개 업체, 430여건이 접수됐습니다. 이로 인한 수출 차질액은 약 3,400만달러로 집계됩니다. 미국 현지 시장이 아직은 불안해 이 같은 수출 차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만약 미국이 군사행동을 단행할 경우 우리 수출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면 다른 중동지역으로까지 전쟁이 확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데 현지 기업인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 파키스탄에서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카라치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해서 지난 19일부터 현지 한국 기업 직원 가족 등이 일부 철수하고 있습니다. 19일 현재 파키스탄 재외국민 총 387명 가운데 147명이 남아있지만 21일까지는 대부분 철수했습니다. 그 외 지역은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비상연락망을 확인하고 비상시 단계별 대책에 따라 인근 국가로 피난하거나 귀국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우리 주요 업종의 수출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까. ▲ 지금까지는 세계 각국이 적절한 공조 조치를 취함에 따라 미 테러 사태가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소비심리의 냉각과 여행 기피로 인해서 비즈니스 활동의 위축되고 중동정세가 불안해져 4ㆍ4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수출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크리스마스가 성수기인 컴퓨터, 휴대폰, 반도체, 가전제품, 의류 등의 수출이 올 4ㆍ4분기 중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미 테러 사건 이후 산자부는 비상대책반을 가동중인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 산자부는 사건이 발생한 11일 밤부터 '수출입 애로타개 지원반'과 '비상석유수급대책반'을 설치하여 해외상무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석유공사, 무역협회 등의 일선조직과 긴밀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매일 아침 상무관들로부터 직접 보고 받고 있습니다. 비상대책반은 우리 수출기업의 수출차질 사례들을 파악하여 적절한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업계의 애로를 조기에 해결하는 한편 국제유가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석유수급 안정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군사대응 조치 등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비상대책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태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보는지요. ▲ 이번 테러사태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직접투자입니다. 올 8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액 86억6,000만달러 가운데 미국이 16억6,000만달러를 차지해서 투자비율 19.1%로 가장 많습니다. 9월 이후에 추진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현대투신 5억달러, 외환카드 4억달러 등 약 28억달러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번 사태 이후 미국 주요 투자가들이 '유동성 우선 확보'를 도모함에 따라 이들의 투자계획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 LA, 시카고 등 현지 무역관은 향후 6개월 정도를 대외투자의 냉각기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 외국인 투자 유치는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여력 감소와 미 테러 사태에 따른 영향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지역에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유가 급등이 우려됩니다. 앞으로 국제유가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요. ▲ 단기적으로는 심리적인 불안으로 인해 유가가 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의 군사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시장의 불안심리를 이용해서 국제투기자금이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이라크 등 산유국의 생산시설이나 송유라인, 원유선적항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급등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공습해서 유전을 파괴시킬 때처럼 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쟁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뤄질 것입니다. OPEC이 강력한 유가 안정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비축유가 74.5일이나 되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유가가 폭등하거나 수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여전한데 이에 대비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국제유가와 수급은 미국의 대응강도와 전쟁의 양상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일단 전쟁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유가가 오르지만 유가 폭등 같은 심각한 수급차질현상은 발생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정부는 전쟁 발발 등에 따른 국제석유시장 상황을 '유가급등 단계', '원유도입 애로 단계' 등 3단계로 설정하여 단계별로 대응할 것입니다. 유가폭등과 수급차질이 발생하면 비축유 방출, 조세감면ㆍ부과금 유예, 발전소의 연료대체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차량 10부제 등 에너지 절약책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태로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침체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부는 기업환경을 개선시키고 기업의 사기를 진작시켜 어려움을 헤쳐나간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향후 세계 경제는 미국의 테러보복에 따른 정치불안의 정도와 그동안 지속돼온 세계 경제 침체상황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 주요국의 금융시장 안정 노력 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테러 사태로 미국 소비자의 소비가 위축되어 우리 경기의 조기회복론 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즉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어 국내 실물 경기의 회복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산자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기업의 국내투자활동과 투자유치를 강화하기 위하여 지난 8월 '54개 민ㆍ관 합동 실태조사팀'을 구성하여 전국 400여개 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560여건의 각종 규제와 애로사항을 발굴했습니다. 이달 중에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무역, 외국인투자, 노동, 공장설립, 창업, 공정거래 등 관련제도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저희 산자부는 좋은 기업가가 곧 애국자라는 인식아래 기업환경개선과 기업의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위한 부처'가 되겠습니다. 대담 : 연성주 정경부 차장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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