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

"수출업체 제살깎기 경쟁 자제해야"대담 : 김희중 경제부장 jjkim@sed.co.kr >>관련기사    기획·추진력 겸비 에너지 넘쳐 "수출시장에서 제살 깎기식 출혈경쟁은 개별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 전체로도 도움이 안됩니다. 올해는 경기 회복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수출 진작이 요구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 기업이 코리아 컨소시엄 등 공동 노력을 통해 품질에 걸맞는 제 값을 받아야 합니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국내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동종업체간 출혈경쟁을 자제하는게 수출 진작의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닉스 처리와 관련 "마이크론으로의 매각이든, 독자생존이든 새 주인을 찾아주어야 한다"며 "주인이 생겨야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차세대 반도체 투자에 나서는 등 성장 발판을 위한 중장기 플랜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반도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며 "수출 회복을 위해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경제 최대 관심사중 하나인 하이닉스 처리와 관련해 장관님은 거듭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말씀해 언론과 업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장관님이 생각하시는 견해를 명확히 밝혀주십시오. ▲저의 발언을 놓고 언론이 너무 앞서 나간 느낌입니다. 저는 마이크론과의 인수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최근 D램 가격 상승 추이를 감안할 때 독자생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지 무조건 독자 생존을 택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 아닙니다. 제 의견은 하이닉스 대주주인 채권은행단과 같은 것이며 매각이든 독자생존이든 구조조정특위의 방안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반도체산업이 국내 근간산업이고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하루빨리 하이닉스 처리가 매듭돼 새 주인을 찾고 업계 질서가 안정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도체 수출이 2000년 260억달러에서 반도체 산업 침체와 가격 급락으로 2001년 143억달러로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이런 터라 반도체 가격 추이는 하이닉스의 진로는 물론 국가 경기 회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현재 개당 4달러대인 128메가D램이 7~8달러로 상승하면 하이닉스는 올해 1조 흑자가 가능해져 자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우리 수출은 초과 달성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장관시절 역점을 두고 추진하셨던 석유화학 제지 등 7대 업종 구조조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부가 주도해 업종 통ㆍ폐합을 추진하기 보다는 민간 자율로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석유화학업종은 과다 설비투자, 과당 경쟁 등으로 제살깍기식 경쟁이 벌어지며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모 석유화학 사장은 저에게 업체간 출혈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며 이래 가지고는 정상적인 수출이 불가능하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국내업체들은 어떻게서든 나만 살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업체간 공동 노력을 통해 품질에 맞는 제 값을 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세계 일등인 메모리 산업은 차세대 기술인 나노급(0.13미크론 ~0.1미크론) 공정기술을 개발해 확고부동한 선두자리를 굳히고 복합기능 반도체중심의 비메모리 기술의 도약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한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해 반도체 장비와 재료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반도체협회를 중심으로 설계 공정 장비 등 각 분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4월중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0.13~0.1미크론 메모리 기술은 투자 규모가 막대해 이미 일본이나 대만 등은 기술개발은 포기한 상황입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반도체 발전 전략의 맥락에서 빨리 새 주인을 찾아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기술 개발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세계 일류상품도 속내(부품 국산화율)를 들여다보면 상당부분이 외국산인 것이 현실입니다. 자본재 부문에서 만성적인 적자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데 부품ㆍ소재산업육성에 관한 장기적인 플랜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상품인 반도체도 비메모리부문은 장비의 국산화가 저조해 실제 외화가득률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지적하디시피 실속있는 수출을 위해 자본재 육성은 필수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2월 부품ㆍ소재 육성특별조치법을 제정해 10년간의 부품ㆍ소재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원장을 총리가 맡을 정도로 범 정부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매년 50개 이상의 핵심 기술을 개발해 앞으로 10년간 민간과 공동으로 2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올해안으로 7~10개의 부품ㆍ소재 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해 1,000억원의 펀드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WTO체제 출범후 첫 다자간 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가 올해 막을 올렸지만, 한ㆍ미간 통상분쟁마찰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없고 더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적지 않은데요. ▲미국은 지속적인 무역적자와 기업들의 보호주의 압력 등으로 통상압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양자 및 다자협의 채널을 통해 상호 윈ㆍ윈전략을 취할 방침입니다. 특히 철강분쟁 등 미국측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양자협의 및 OECD 고위급 회담을 통해 우리 입장을 최대한 관철시킬 것입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의 부당한 통상압력에 대해서는 WTO 등 국제기구 제소 등을 통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고 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가 WTO에 제소한 5건 가운데 4건이 승소했고, 나머지 1건은 미국의 버드수정법에 관한 것으로 계류중입니다. 버드수정법은 반덤핑관세를 자국 기업에 배분하는 것으로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로서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환보유고가 1,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외자유치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이 좀 느슨해진 감이 듭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국인투자는 지난 1월 4억1,5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52%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 망기업을 초청해 투자서비스, 입지조건 등 투자환경 등 제반 절차를 알리는 '레드 카핏 서비스'가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레드 카핏 서비스는 주로 공장건설, 고용창출 등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그린필드투자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 2월에도 수억달러 단위의 굵직한 공장설비 투자가 들어오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활용해 150억달러(지난해 119억달러)의 외자유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기간중 세계적 다국적 기업 CEO를 초청해 투자포럼을 개최하고 일류상품 전시회 및 투자홍보관 관람 등 다양한 유치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정리=이병관기자 사진=신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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