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빙 앤 조이] 바닷바람 따라… 꽃바람 따라… 봄, 바람났네

■ 정동진, 바다열차 일본 요나고 2박 3일<br>대관령서 출발… 해뜨는 돗토리현 입항<br>요나고 벚꽃성곽·유람선 등 숨은 보석<br>바다열차 몸 싣고 동해안 절경 감상

벚꽃으로 둘러싸인 마쓰에 성

바다열차

벚꽃 아래 다리 밑을 지나는 고타츠 유람선

아직 아침저녁 기온은 다소 쌀쌀하지만 바람 끝에 실려오는 봄 내음이 완연하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니 기차를 타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든다. 대학 시절처럼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바닷바람을 쐬러 가고 싶기도 하고 봄 나들이의 대명사인 벚꽃 눈이 내리는 길을 거닐고 싶기도 하다. 추억의 기차 여행과 일본 벚꽃 여행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선보였다. 코레일관광개발이 내놓은 '정동진, 바다열차, 일본 요나고 2박 3일 여행 상품'은 대관령의 그림 같은 경치를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1만 3,000톤급 유람선을 타고 동해를 건너가 일본 돗토리 현의 관광 도시 요나고의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강원도의 소박한 아름다움 속으로 여행은 강원도의 소박한 자연에서 시작된다. 대관령 능선에 자리잡은 우리나라 유일의 양 목장이 첫 번째 코스다. 대관령 양떼 목장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깨끗하고 청정한 자연을 자랑한다. 5월 양 떼들이 초지에 방목되기 전까지는 우리 안에 있는 어린 양들에게 건초 더미를 주는 체험도 가능하다. 양떼 목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한가로이 능선 정상까지 둘러보는 데 필요한 시간은 1시간 정도. 때마침 양떼 목장을 찾은 지난 25일에는 강원도 지역에 폭설이 내려 양떼 목장에서 '설국'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설국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낸 후 동해 항으로 이동해 저녁 6시께 DBS 이스턴 드림호를 타고 일본 돗토리 현 사카이미나토 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동해항에서 돗토리 현까지 거리는 386㎞로 14시간이나 항해해야 닿는다. 이튿날 아침 6시 30분께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른 태양은 육지의 그것보다 훨씬 멋진 풍광을 선사했다. 사진 속 풍경 같은 요나고 사카이미나토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시마네 현의 물의 도시 마쓰에(松江) 시로 향한다. 혼슈 섬 남쪽에 위치한 돗토리 현은 일본에서도 현 단위로 가장 규모가 작아 도쿄나 오사카 등 유명 관광지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보석 같은 관광 명소들이 숨어 있다. 마쓰에는 호리카와(堀川) 강과 옛 성곽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빛바랜 사진 속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호리카와는 본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밖으로 둘러서 판 못을 말하는데, 특이하게도 마쓰에의 호리카와는 신지코 호수와 연결돼 물이 강처럼 흐르고 있다. 도시의 상징인 마쓰에 성은 1611년 당시 이 곳을 통치했던 영주 호리오 요시하루가 5년여에 걸쳐 세워 지금은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특히 봄이면 소박한 옛 정취를 간직한 마쓰에 성이 화려한 벚꽃들로 수놓아져 일본에서도 소문난 봄나들이 명소로 꼽힌다. 마쓰에 성의 벚꽃 풍광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유람선을 타고 성을 둘러싼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 겨울의 모진 바람을 피하기 위해 낮은 지붕을 얹은 고타츠 유람선은 배를 운전하는 조타수 아주머니의 구성진 노랫소리가 강을 따라 만나는 옛 거리 풍광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정취를 전해준다. 8~10명 가량이 승선하는 고타츠 유람선은 16개 다리 밑을 지날 때마다 다리 높이에 맞춰 지붕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옛 다리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유람선 지붕에 특수 장치를 단 '발상의 전환'에서 관광 자원에 대한 일본의 깊은 배려를 읽을 수 있다. 유람선에서 내리면 돗토리 현이 자랑하는 해발 1,709m의 다이센산으로 향한다. 봄에는 고사리 꺾기, 여름에는 캠프와 등산,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스키 등으로 유명한 다이센산은 기슭에 세워진 돗토리 하나카이로 플라워파크로 한층 유명해졌다. 총면적 50㏊ 규모로 일본 최대 꽃 테마 공원인 이 곳은 일년 내내 100품종 이상의 나리(백합) 꽃을 감상할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수나리ㆍ향나리ㆍ을녀나리ㆍ조나리ㆍ나팔나리 등도 있다. 특히 하나카이로 내부에는 지붕 설비를 갖춘 플라워 돔이 있어 다양한 꽃과 야생초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정원이 넓기 때문에 '꽃 열차'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네덜란드풍 정원과 꽃 골짜기 등을 거닐다 보면 향기에 취하고 아기자기하게 조화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파크 중앙의 전망대에 오르면 다이센 산과 하나카이로 파크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음 코스는 명산 오오야마를 배경으로 요나고 성을 모델로 삼아 축성한 '과자의 성' 고토부키성. 한쪽 벽면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 판매대를 꽉 채운 다양한 종류의 과자와 떡ㆍ명과의 제조 과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별미인 오리지널 카레빵, 차과자 등 각종 과자들은 시각과 미각을 자극한다. 요괴 거리인 '미즈키 시게루 로드'도 흥미롭다. 세계적인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 '요괴 시리즈'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브론즈상을 전시한 이 거리는 사카이미나토 역에서 상점가까지 이어지는 800m 코스로 구성돼 있다. 거리의 모든 상점에서는 요괴를 상징물로 만든 각종 기념품과 장난감, 과자 등을 팔고 있어 아이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여행의 대미는 바다 열차 정신없이 계속된 코스를 돌다보면 하루 해가 저물고 다시 사카이미나토 여객터미널로 돌아온다. 크루즈 침대에 누워 하루 밤을 보내니 다시 동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구간은 동해의 등줄기를 타고 해안의 절경을 볼 수 있는 바다열차. 국내 최초의 바다 전망 객차인 바다 열차는 좌석이 차창을 향하도록 2열로 배치돼 있어 영화를 보듯 정면의 통유리를 통해 정동진을 비롯한 동해의 구석구석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각종 노래와 게임을 즐기며 여행의 막바지 아쉬움을 달랬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정동진, 바다열차, 일본 요나고 2박 3일 여행 상품'은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출발하며 가격은 어른 29만 9,000원(어린이 24만 9,000원, 선박내 객실 18인실 기준)이다. 개인 경비를 제외한 열차-선박운임, 터미널 이용료, 관광비, 연계버스, 입장료, 식사비(6회), 보험료가 모두 포함된 상품이다. 선박 내 객실을 4인실로 업그레이드하려면 1인당 6만원, 2인실 주니어 스위트로 업그레이드하려면 1인당 10만원을 추가 지불하면 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봄꽃 시즌을 맞아 4월 한달동안 패키지 가격(어른 한정)을 2만원 인하할 계획이다. 문의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 1544-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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