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남북경협 중대 기로에 직면

라이스 "南北관계 변화하는지 주시하겠다" <br>靑선 "순수상거래… '결의안' 위배 아니다"


한중일 순방을 앞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우리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기조변화를 요구하고 나서 남북경협 문제가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라이스 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한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한 질문에 “한국이 북한과의 활동 전반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두고 볼 것”이라며 “그 결정의 많은 부분이 북한이 하는 일(핵개발 등)과 관계돼 있지 않나 생각한다(suspect)”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북한의 활동 전반을 평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온 만큼 그 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개성공단 등을 통해 북한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을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사업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상충되지 않는 순수 상거래라는 입장이어서 제재수위를 놓고 양국간 충돌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의 최대 맹방인 중국조차 부분적이나마 대북 제재에 착수하는 등 주변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우리 정부도 기존 입장을 언제까지 고집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사업의 양대 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은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음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도 미국 측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한층 완고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져 험로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체적인 인식은 개성이나 금강산 관광이 결의안과 부닥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북경협사업 강행을 시사했다. 청와대가 간접적으로나마 대북경협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뉴욕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은 순수 상거래이기 때문에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와는 별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이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을 미국의 각본에 따른 선전포고라고 비난한 뒤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해당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의 발표는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후 나온 첫 공식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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