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자유치와 차관/유종근 전라북도지사(로터리)

지난 95년 6월 지방자치 선거운동중에 어느 대학교 학생회의 초청으로 전북발전을 위한 정책에 대한 연설과 토론을 갖게됐다. 그때 나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우리 전북을 하루속히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을 받아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전북경제를 선진화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새만금종합개발 사업이 조기에 결실을 보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하여 부족한 정부투자를 보완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이 끝나자 한 학생이 외국에서 빚을 얻어쓰고 나중에 어떻게 갚으려고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느냐며 따졌다. 나는 외자도입이 반드시 차관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부터 설명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초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외자유치의 방법을 주로 차관도입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굳이 차관도입을 배제할 이유는 없겠으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외자유치는 주로 외국기업으로 하여금 우리 도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활동을 하도록 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라는 것을 설명해주었다. 나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도내의 많은 사람들은 차관도입을 한다더니 아무 실적이 없다, 거짓말 한 것 아니냐 하는 질문을 한다. 취임이래 아홉건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뤄졌고 상당수의 외국기업과 투자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 그간에 유치한 것들중에 대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을 계속하면 멀지않아 대어를 낚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국내기업을 등한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간 국내기업들과도 5백53건의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갈 길이 바쁜 나로서는 다른 형태의 외자도입을 정부가 좀처럼 허가해주지 않는 현 시점에서 외국인 직접투자만이 국내 부족자본을 보충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유치에 오늘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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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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