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료 완전자유화] 손보업계 "일정빠듯" 불만

보험업계는 가격 자유화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대다수 생명보험사들이 느긋한 태도를 보인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일정이 너무 빠듯해 추진에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일부 생명보험사들은 『가격 자유화를 계기로 부실 보험사들이 시장질서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 그러나 손해보험업계는 오는 10월부터 분리계정을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금감원에 조정을 요청키로 했다. ◇자유화는 대세=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는 금감원이 당초에는 가격자유화를 2000년 이후에 고려키로 했다가 일정을 앞당기자 크게 당혹해하면서도 『시장경쟁 원리 도입이 대세인데 어쩌겠느냐』는 반응. 업계는 내년부터 보험가격이 자유화되면 영업전선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사가 이자율과 보험료를 조정,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면서 공방전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가격 자유화와 동시에 경쟁국면으로 돌입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보험사가 치고 나간다면 쫓아갈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 ◇분리계정 실시 난관= 손해보험업계는 『지금의 시스템으로선 오는 10월까지 계정을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상해보험인 장기손해보험을 그동안 자동차, 화재, 특정보험 등과 묶어 운용하면서 계리할 때만 구분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를 분리시켜 전산시스템에 짜맞추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분리계정을 도입해 남는 이익을 고객에게 배당까지 하라는 것은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보험사에는 직격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이에 따라 실무자간 긴급회의를 갖고 분리계정 실시를 늦춰줄 것을 금감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보험가격 자유화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처럼 기습적으로 내놓을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영업조직 동요 추스리기= 보험가격이 자유화되면 고객들이 보험료가 싸고 계약해지 환급금이 많은 보험사로 몰리면서 일부 보험사가 「왕따」신세로 몰리는 현상이 불거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실시되는 배당 시스템(사업비차·계약자 배당)도 고객들의 보험가입전 고려사항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로선 고객에게 많은 몫을 챙겨주기 위해서는 비용절감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형편. 이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수록 설계사들의 수당이 줄어들게 되며 보험업 종사자들이 무한경쟁의 벼랑으로 몰리게 된다. 보험사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군대로 치자면 소총수들인데 이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면 영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가급적이면 영업사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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