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가계대출 비중 첫 50% 돌파‥2년반새 100兆 증가

기업대출 도외시…개인사업자 대출은 급증

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기업대출 비중은 급격히 줄었지만 이중 개인사업자에 대한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 은행들이 안전위주의 대출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가계 및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신용불량자가 늘어난 상태여서안전위주의 대출이 결국 은행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금융감독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10개 시중은행의 기업규모별 대출 및 가계대출 비중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조흥, 우리, 제일, 외환, 국민, 신한, 한미, 하나, 농협, 수협 등 10개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2%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50%선을 돌파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은 2001년말 43.7%, 2002년말 49.0%, 2003년말 49.7%로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가계대출 규모도 2001년말 144조7천224억원, 2002년말 202조7천734억원, 2003년말 231조5천992억원에 이어 지난 6월말에는 242조178억원에 달해 2001년말보다는 100조 가까이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란 당시 기업대출의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은 은행들이 안전위주의 대출로 전환하면서 가계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규모는 확연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은행들은 기업대출중 사실상 가계대출과 성격이 유사한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비중은 오히려 늘리면서 안전 위주의 대출을 크게 확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들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말 11.0%에 불과했으나 2002년말 12.1%, 2003년말 14.6%로 크게 늘어난 뒤 지난 6월말현재 14.9%를 기록하고 있어 올 연말에는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규모도 2001년말 34조703억원, 2002년말 49조1천70억원,2003년말 63조9천232억원에 이어 지난 6월말에는 67조331억원에 달해 2001년말의 2배에 육박하는 등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신용불량자들이 대부분 가계 및 개인사업자라는 점에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중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안전위주의 대출관행이 오히려 은행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지난 2001년부터 계속 60%를 크게 상회,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최근들어 국민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무분별한 가계대출 확장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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