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인수경쟁을 벌인 홍콩 상하이은행(HSBC)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제안가격 차이가 700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CB의 인수대금이 3조4천억원으로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별로 크지 않지만 HSBC가 달러로 결제하겠다고 한 요인까지 더해져 양측의 희비가 갈렸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작년초부터 제일은행 인수를 본격 추진해 온 HSBC가 제일은행 인수가격으로 최종 제시한 금액은 32억달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HSBC는 지난해 12월24일 이같은 최종안을 제시했으며 뉴브리지와의 타결이 성사되지 않자 협상단을 철수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뉴브리지는 SCB와의 협상을 급진전시켜 최종 인수가격 3조4천억원을 전액 원화로 지급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지난 10일 협상타결을 발표했다.
제일은행 매각에 정통한 금융계 관계자는 "HSBC는 당초 알려진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32억달러를 전액 달러화로 결제하겠다고 한 것이 최종안이었다"고 말했다.
32억달러는 원/달러 환율을 1천40원으로 계산할 경우 3조3천280억원이 되며 올해들어 가장 낮은 환율인 17일 종가 1천35.70원을 적용해도 3조3천142억원이 된다.
이는 당초 HSBC가 주당 1만5천원선, 총 인수가격 3조원정도를 제안했다고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높은 금액이다.
이 관계자는 "양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약 700억원 정도 차이가 있었다"면서 "인수가격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HSBC는 달러화로 결제하겠다고 한데 비해 SCB는 원화로 지급하겠다고 밝힌데서 차이가 났다"고 덧붙였다.
결국 뉴브리지는 SCB의 제안가격이 높았던 이유도 있지만 미국의 달러약세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큰 의미를 두고 SCB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