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500년전 '성공 전략서' 현대적으로 재해석

■ 귀곡자<br>박찬철·공원국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중국 춘추전국시대 강국이었던 진(秦)을 이기기 위해 열세에 있던 6국 제후들이 단결해야 한다는 합종책을 펼쳤던 소진(蘇秦)과 진나라와 동맹을 맺고 다른 나라들과 맞서야 한다는 연횡책을 주장했던 장의(張儀). 당시의 외교론을 대변하는 합종연횡론을 펼쳤던 두 책사는 동문수학한 사이였다. 그들의 스승은 중국 중국 허난성(河南省) 양성(陽城)지역에 있는 귀곡(鬼谷) 이라는 곳에 은거하던 귀곡자였다. 그 뿐 아니라 전국시대의 손꼽히는 군사전략가인 손빈(孫臏)과 위나라 명장 방연(龐涓) 역시 그의 문하생이였다. 귀곡자는 중국 전국시대에 활약한 제자백가 중 종횡가의 시조로 사기(史記)에 따르면 기원전 5~4세기 경 실존인물로 알려져 있다. 객관적인 상황파악으로 계략을 결정하는 데 능수능란했던 귀곡자를 추종하던 인물이 많다. 신비에 싸인 귀곡자는 25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중요한 일을 도모하는 데 필요한 비책을 알려주는 전략가로 손색이 없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중국에서는 정치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귀곡자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귀곡자는 두고두고 봐야 할 지혜의 보고(寶庫)라는 호평과 함께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서운 책이라는 악평도 함께 얻고 있다. 단계별로 치밀한 전략이 수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성공을 위해선 뇌물과 매수 등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 마저 거론하기 때문이다. 중국전문가들인 두 저자가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일을 성취하는 비결이 담긴 전략서인 귀곡자를 풀이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정확한 형세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언제 어떻게 일을 시작할지를 결정하는 첫단계인 패합(猈闔)에서 마지막 결단으로 일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결(結)에 이르기까지 10개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해 설명한다. 저자들은 익숙한 중국의 역사적 사례를 곁들여 귀곡자의 이해를 돕는다. 상대방을 높여서 상대를 제압하는 일곱번째 단계인 비겸(飛箝)은 남을 추켜세워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사람을 움직여 일을 성사시킨다는 아홉번째 단계인 모(謨)는 사람에 따라서는 뇌물을 쓸 수도 있다는 뜻이 숨겨있어 예로부터 유학자들의 비난을 받아왔지만 귀곡자의 전략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귀곡자의 핵심인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대목은 오늘날의 주인의식과 일맥상통하며, 정보에서 상대방을 앞서야 한다는 점은 게임이론과도 연결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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