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재판에서는 왕 전 공안국장, 쉬밍 다롄스더 회장,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검찰이 보시라이의 혐의사실을 주장하고 보시라이는 이를 반박했다. 검찰은 "제출된 증거와 증언이 합법적이고 객관적으로 보시라이의 혐의사실을 입증한다"며 "사회주의 법치국가에서 법률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고 어떤 사람도 특권으로 법을 넘어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보시라이는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쉬 회장은 구카이라이의 친구이며 뇌물을 받았다는 기록은 모두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시라이는 왕 전 공안국장의 망명기도가 "구카이라이를 짝사랑한 감정과 나에 대한 감정이 뒤엉켜 벌어진 일이지 위협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왕리쥔이 편지를 통해 고백했다"고 말했다.
보시라이의 재판이 길어지면서 시진핑 지도부에 예상치 못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 이슈인 보시라이 재판을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기된 혐의 외에 국기문란, 부적절한 여성관계 등은 제외하고 기소하는 타협점을 제시하며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보시라이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좌파들의 동정여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은층에서 보시라이가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주장이 간헐적으로 제기돼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법원이 재판 중 민감한 사안을 의도적으로 재판기록에서 삭제하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시라이가 중앙기율위 조사과정에서 27번이나 기절한 사실과 가족의 신변에 위협이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중국 법원이 이례적으로 재판을 웨이보를 통해 공개하며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차단하려 했지만 결국 선택적 공개로 더 큰 의혹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