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소음과 소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환경관리와 공해규제가 엉망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대기와 수질오염은 인간의 육체적인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소음은 정신건강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때문에 이 세가지를 일러 3대 공해로 규정하는 것이다. 음향학에서 소리의 강도를 표준음과 비교하여 표시할 때 쓰는 수치가 데시벨(DB : DECIBEL)인데 50데시벨 이상을 소음이라 하고 60데시벨이면 수면장애를 일으키며 식욕이 감퇴된다고 한다. 그리고 70데시벨이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소화불량을 일으키게 되며 8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영구적인 난청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소음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그런 사람들에 의해 우리는 「소음천국」이라고나 할 환경 속에서 쾌적하지 못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소형트럭을 몰고 골목을 누비며 외쳐대는 상인들의 핸드마이크 소리에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참고 지내는 그런 소음들이 어디 그뿐인가. 버스운전사들이 욕심껏 볼륨을 키운 라디오 소리, 다른 승객들은 아랑곳도 않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광신자들이 악쓰는 장광설, 가스배달원이나 폭주족들이 소음기(消音器:머플러)를 제거하고 몰아대는 오토바이 엔진소리, 머리칼이 쭈삣쭈삣 서도록 눌러대는 차량들의 경적…. 이 짧은 글에 어찌 그 숱한 소음들을 다 열거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소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몇년전부터는 「신종소음」까지 가세하여 쾌적한 생활환경을 해치고 있다. 그 신종소음의 주범은 휴대전화다. 길거리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버스 안이건 전철안이건 공연장이건 회의장이건 이 신종소음의 횡포는 구별이 없다. 심지어는 학교 강의실에서까지 횡포를 부린다. 어쨌든 우리나라가 「소음천국」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는 너나없이 우리 모두의 의식 속에다 소음(消音)장치를 마련할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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