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사내하청 노조)의 전 간부가 노조 임원들이 조합비를 유용했으며 상급노동단체는 더 이상 (투쟁을) 선동하지 말라며 양심선언을 했다.
21일 현대차 노사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조의 전 간부 A씨는 ‘경찰 자진출두에 앞서 먼저 비지회 (비정규직 노조 지회) 조합원들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제목의 글에서 "노조 임원의 조합비 유용, 횡령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생활비가 없어 조합비 통장에서 임의로 인출해 임원들까지 유흥비, 복권, 사행성 게임장 비용 등으로 사용했고 횡령규모는 2,000여만원을 넘어서 다시 채워놓기로 약속했다"며 "하지만 아직 1,500여만원이 비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사회적 약자인 우리를 도와준다는 미명 하에 우리의 투쟁을 배후에서 기획하고 선동했던 금속노조와 외부단체 형님, 노동운동가(활동가)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또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또다시 2차 파업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데 대해 분노마저 치밀어 오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지회가 상급단체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점거농성을 지속하게 됐음을 고백한다"며 "지회장도 중도사퇴를 결심 했지만 (외부에서) 허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도덕성이 결여된 노조활동이 금속노조와 외부단체 중심으로 끌려 다니면서 조합원들에게 피해만 돌아가는 현실에 환멸을 느끼기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유인물을 발행했다"며 "지면으로 다 밝히지 못한 문제는 경찰조사에서 자진출두해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정규직 노조의 게시판에도 조합비 유용을 지적하면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