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파키스탄 거물 정치인 암살

“신성모독죄 폐지” 주장해…정국 불안 가속화될 듯

연정붕괴 위기로 정국혼란 상태에 빠진 파키스탄에서 대통령 최측근이자 현직 주지사인 유력 정치인이 이슬람 원리주의자에 의해 피살돼 파키스탄이 충격에 빠졌다. 파키스탄 경찰은 4일 살만 타시르(56) 펀자브 주지사가 이날 수도 이슬라마바드 시내 자택 부근에서 자신의 경호원에게 총을 맞은 뒤 숨졌다고 밝혔다. 타시르 주지사는 이날 자동차를 타고 이슬라마바드 자택 인근에 있는 부유층 쇼핑센터 ‘코사르 마켓’을 찾았다. 그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 중 한 명이 두발의 총격을 가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사건 직후 레흐만 말리크 내무장관은 “범인은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면서 “타시르 주지사가 신성모독법을 ‘나쁜 법’이라고 비판한 데 앙심을 품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타시르는 지난해 11월 펀자브의 한 40대 기독교 여성이 언쟁과정에서 예언자 모하메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 받자, 부당함을 주장하며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했다. AP통신은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사건 이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최악의 암살”이라며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이 신성모독죄를 제정한 뒤 수십 명이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현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압박 때문에 폐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타시르 주지사는 집권여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온건파 리더로 파키스탄에서 첫 영어 뉴스 채널을 운영한 사업가 출신이며, 과거 군사독재 정부에 반대한 운동가로 16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다. 그가 이끈 PPP는 지난 2일 제2당인 무타히마 카우미 운동(MQM)이 협상을 포기하고 이탈을 선언하면서 연정 붕괴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여서 이번 테러가 정국불안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은 타시르 주지사의 대변인인 이시탸크 아민의 말을 인용해 그의 사망사실을 속보로 보도했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는 그의 정치적 동지인 타시르 주지사의 암살범을 강력 비난하고 범인에 대한 즉각적인 심문을 지시했다. 집권여당 PPP는 타시르의 죽음에 2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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