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일] 디지털방송콘텐츠의 산실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조사결과만으로 업계의 앞날을 예단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이미 약속한 내용인데 설마 뒤집기야 하겠습니까.” 케이블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분석보고서를 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디지털방송콘텐츠 제작센터 건립과 관련해 경제적 타당성 등을 분석한 결과로 중소 규모 PP들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방송콘텐츠 제작센터는 PP의 디지털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HD급 콘텐츠를 제작, 송출할 수 있는 첨단 스튜디오. 지난해 7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으로서 오는 2009~2011년 1,200억원 규모의 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부터 KDI를 통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3월 중간보고서에서 경제적 편익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 PP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센터의 투자금액 대비 경제적 효과는 0.5에 불과했다. 1,000억원을 투자했을 때 거둘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500억원에 머문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PP들은 통상 경제적 편익이 1을 웃돌아야 사업추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편익 분석결과가 자칫 센터 건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또 PP업계 일각에서는 KDI의 설문대상과 조사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제적 편익의 분석틀을 바꿔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센터 건립의 추진 여부를 최종 심사할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KDI로부터 최종보고서를 넘겨받아 이르면 이달 중순께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센터의 향방이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영세 방송사업자의 열악한 방송콘텐츠 제작여건을 감안하고 방송콘텐츠 산업의 사회ㆍ문화적 가치를 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 핵심산업인 HDTV 방송콘텐츠 활성화를 통해 국내 방송업계의 질적ㆍ양적 확대와 관련산업의 성장, 신규고용 및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PP들의 주장이다. 2월 경기도와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의 양해각서(MOU)로 경기도 고양시 한류우드에 센터 부지까지 확보해 둔 상황에서 일부 중소 PP들은 자체제작 인프라를 마련하게 됐다는 부푼 꿈이 행여 깨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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