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고이즈미 왜 안만나나

중국과 일본의 정상간 상호방문이 2002년 이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002년 가을 중일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중국을 방문,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01년 8월에 이어 2002년 4월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두 번째 참배하자 장 주석이 격노하며 방중을 거절했다. 일본은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새 국가주석 체제가 출범한 뒤 정상간의 방문외교를 새로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 반응은 냉담하다. 이 문제와 관련해 도쿄(東京)신문은 중국 국무원이 지난해 말 16개 중앙부처 차관급이 참석한 `대일 공작(工作)회의`를 열어 야스쿠니 참배를 용인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고이즈미 총리를 당분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외교부는 회의에서 다른 부처의 찬성을 얻어 고이즈미 총리 초청을 상부에 건의할 복안이었으나 “국내 여론의 반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속출했다. 결국 고이즈미 총리를 초청하지 않고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일본 방문도 미루되 다른 지도자들의 교류는 추진한다는 방침이 결정됐다. 실제로 중국 지도부는 최근 일본 연립 여당인 자민, 공명당 간사장단과 베이징(北京)에서 회담을 가졌고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중의원 의장을 초청하는 등 고이즈미 총리만 빼고 일본 지도자들을 적극 불러들이고 있다. 중국측은 또 프랑스와 일본이 경쟁하고 있는 베이징(北京)_상하이(上海) 고속철도 수주전과 국제열핵융합로(ITER) 유치전에서 프랑스 지지 입장을 흘려 일본의 애를 태운다.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협조요청에도 “북한과 일본이 직접 해결할 일”이라는 반응뿐이다. 일본에서도 야스쿠니 참배가 여러 면에서 국익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제 와서 참배를 그만두자니 “중국의 외압에 굴복했다”는 보수파의 반발이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더욱 큰 정치적 타격이다. 중국도 야스쿠니, 일본인 집단 매춘 관광 등 반일 감정이 끌어오를 때마다 후 주석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관변 학자들이 “과거 역사보다는 미래의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른바 `신사고론`을 신문과 인터넷에 게재해 수위 조절을 시도한다. 지난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국경제권에 대한 일본의 수출총액은 13조 7,057억 엔으로 대 미국 수출총액 13조 4,130억 엔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일본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나오는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는 고이즈미 총리도 늘 “양국의 공동이익 추구가 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국익과 국내 정치, 자존심이 얽힌 양국 정상들의 기 싸움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 같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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