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은 한미은행 인수 후 소액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전량 사들여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소액주주의 매수 청구가격은 1만6,8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또 한미은행을 씨티은행 한국지점(Korea Branch)으로 전환하기로 해 지난 1983년 이후 전국을 무대로 영업해 온 `한미은행`이라는 브랜드는 사라진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칼라일ㆍ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한미은행 대주주들과의 협상을 통해 한미은행 지분에 대한 주당 매입가격을 1만6,800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이 칼라일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로부터 매입하는 한미은행 지분의 가격은 각각 1조2,470억원(주식수 7,422만주ㆍ지분율 36.55%)과 3,329억원(1,982만주ㆍ9.7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은 또 같은 가격으로 기타 대주주와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사들여 한미은행 인수에 총 3조4,11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매각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에 따라 한미은행은 씨티은행 한국지점으로 바뀌게 된다”며 “기존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조직ㆍ자산을 통합하는 작업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지분 매매 직후 한미은행이라는 브랜드는 `씨티은행`으로 모두 교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0년 11월 4,888억원을 투자해 한미은행 최대주주가 된 칼라일 펀드는 3년 3개월만에 7,582억원(155%)의 매매익을 올리게 됐다. 또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지난해 8월 1,820억원에 한미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7개월 만에 2,187억원의 차익(수익률 120%)을 얻게 될 전망이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