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외환은행. 그 때문에 윤용로(사진) 외환은행장은 부쩍 흰머리가 늘었다. 윤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흰 머리가 늘어 고민'이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3중고(세무조사ㆍ검찰조사ㆍ종합검사)가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흰 머리가 많이 늘었어요."
윤 행장이 말하는 3중고 중 하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조사를 의미한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19일 '기업 대출금리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윤 행장은 "검찰 조사의 경우 (론스타 시절에 이뤄진 부분이기 때문에)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조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은행 모두가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 중 하나는 오는 5월 중순 예정돼 있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이다.
종합검사는 통상 2년에 한 번씩 은행의 경영 실태나 법규 준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는 정기검사이다. 하지만 이번 정기검사를 앞둔 외환은행 내부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크다. 외환은행의 경우 기업 대출 및 외환관리 업무에 대해 금감원과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검찰 조사와 맞물리며 평상시보다 꼼꼼한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까지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또 올 초부터 현재까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식교환 및 외환은행의 상장폐지를 앞두고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말 취임 1주년을 맞았던 윤 행장은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내기도 했다.
윤 행장은 "올해 정말 어려운 일들이 많은데 상반기가 고비"라며 "상반기만 지나면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