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루코,애경과 제휴/면도기시장 탈환나서

◎각각 생산­마케팅 담당… 올 「습식」점유율 38%로도루코(대표 노재룡)가 애경산업(대표 안용찬)과 손잡고 외국 유명브랜드에 잠식당한 국내 면도기시장 탈환에 나섰다. 이와관련, 도루코는 12일 애경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재 24%인 습식 시스템면도기시장 점유율을 올해안으로 3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양사간의 전략적 제휴는 도루코가 생산을 담당하고 애경산업은 마케팅과 영업을 책임지는등 제조와 유통을 분업화한 것이 특징인데, 애경산업은 이같은 사업제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전국의 유명 백화점과 슈퍼마켓, 체인점등에「프론티어」「엠파이어」등 도루코면도기 13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면도기는 건식(전기)면도기와 습식면도기로 구분되며, 습식면도기는 또다시 고가의 시스템면도기와 일회용 위생면도기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 면도기시장 규모는 9백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를 전기면도기와 습식면도기가 각각 50%씩 양분하고 있다. 이중 전기면도기는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내쇼날, 그리고 독일의 브라운등에게 안방을 거의 내준 상태다. 또한 고가의 습식 시스템면도기 역시 미국의 질레트와 쉬크가 각각 44%, 31%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한 상태며, 최근에는 프랑스의 빅(BIC)과 일본의 카이(KAI)등도 맹위를 떨쳐 국산 토종인 도루코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전기면도기와 습식면도기를 막론하고 국산제품의 품질은 외국 유명브랜드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구공업진흥청의 시험결과 도루코의 습식 시스템면도기는 품질면에서 질레트, 쉬크와 함께 모든 항목에서 A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외국 유명브랜드 제품이 국산보다 2.5배에서 최고 3.5배까지 비싸다. 이처럼 품질은 대등하면서도 값비싼 외국 유명브랜드 제품이 갈수록 국내시장 잠식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고가의 전기면도기나 습식 시스템면도기가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우기 일부 대형가전업체들이 앞장서 이들 제품을 수입, 판매하거나 AS까지 해주는 것도 외국 유명브랜드의 국내시장 공략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루코와 애경산업은 일단 올해 매출을 지난해의 1백억원에서 1백50억원으로 늘려 쉬크를 제치고 습식 시스템면도기시장 2위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세워 논상태지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외국 유명브랜드의 막강한 마케팅력에 대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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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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