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제 꿈은 한결같이 반듯한 음식점 사장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세살에 처음 아르바이트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외식업과 인연을 맺은 김순용(43ㆍ사진)씨는 설거지 같은 허드렛일에서부터 대형 음식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경력을 밑천삼아 지난 5월 초 미국산 쇠고기전문점 ‘우담미가(www.oredream.com)’를 차리고 오랜 꿈을 이뤘다. 2년 전 김씨는 안정된 급여가 보장되는 강남의 대형고기집 매니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본격적인 창업을 앞두고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일부러 장사가 안되는 식당에 들어간 김씨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쪽박집 두 곳을 대박집으로 바꾸었다. 그는 “음식점 주인을 설득해 품질이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쓰게 하고, 종업들에게 청결과 서비스 정신이 몸과 마음에 배이도록 했다”면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의 근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식당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김씨는 곧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고, 적금한 돈을 합쳐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평수의 고깃집을 하기에는 자금이 모자랐다. 고민 끝에 김씨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프랜차이즈 본사 사장을 찾아갔다. 자신의 경력을 담보로 본사 직원들을 설득해 점포 보증금을 지원받는데 성공했다. 180㎡ 남짓한 고기집을 내는데 든 비용은 총 3억5,000만원. 점포 보증금으로 2억원, 인테리어 및 주방설비비로 1억5,000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쇠고기전문점을 내기 위해 호주산, 뉴질랜드산, 미국산, 국내산 등 쇠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을 수 십 곳을 방문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잘 맞는다는 것.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질 좋은 소고기를 좀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게 되고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씨 점포 입구에 들어서면 ‘미국산 블랙 앵거스’를 판매하는 곳이라는 큼지막한 안내문을 볼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취약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고객의 신뢰를 얻는 역발상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씨는 고객 대부분 해외여행 경험이 많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검은 소인 블랙 앵거스의 맛에 대한 우수성을 해외에서 경험해 본 고객들이 단골이라는 것. 최근 자양동 일대의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고급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는 데 맞춰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5분간 종업원들의 외모를 점검하고, 서비스의 첫째 조건은 ‘종업원의 미소’라고 교육한다. 또한 유니폼은 이틀에 한 번씩 색깔을 바꿔서 청결함과 새로움을 고객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김씨 자신도 호텔 매니저복을 항상 착용한다. 김씨는 “오랫동안 외식업체 매니저 일을 하면서 깨끗한 유니폼 착용은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면서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은 점포 매출의 기준이 된다고 판단해 항상 직원들에게 이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씨 점포는 현재 월 평균 9,000만원대의 매출과 2,0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고기 질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곡물비육 비율이 높은 쇠고기를 사용할 계획이다. 소를 기를 때 곡물비육 일수를 높이면 고기의 마블링이 좋아져 고기가 더욱 고소해 진다. 미국인들은 마블링이 적어 담백한 스테이크용 쇠고기를 좋아하지만 한국인들은 마블링이 좋은 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