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태화에레마/크레인제어설비 내수 독점(떠오르는 벤처기업)

◎2년간 7억 투자/디지털장비 국내첫 개발/일·중·유럽에 수출 박차태화에레마(구 태화기연·대표 김성현)는 운반하역 설비인 크레인용 모터제어시스템과 브레이크, 케이블 릴, 마그네트(전자석)를 전문 제조하고 있다. 국내 크레인제어용 설비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굳혀 온 태화에레마는 최근 연구개발을 강화시키고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크레인제어용 콘트롤패널시장의 60%, 마그네트 브레이크시장의 85%, 레지스터시장의 50%, 케이블 릴 시장의 70%, 콘트롤러 시장의 60%를 점하고 있다. 태화에레마의 경쟁사는 세아산전, 서호전기등 국내 업체들도 있으나 대부분 선진국 유명회사들. 태화에레마는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후지, 야스카와 마쓰시타 등 세계적 회사들이 손을 대고 있는 크레인 제어장비만을 만들어 왔다. 크레인은 안전과 밀접한 장비로 아무리 작은 결함이라도 대형 사고를 몰고 올 수 있다. 때문에 작업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김성현 사장은 『처음부터 크레인 제어장비사업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못 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 우물만 파는데도 기술의 깊이와 범위가 엄청나 벅차다는 설명이다. 『호랑이 꼬리를 잡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놓자니 외국기업에 먹힐 것같고, 안 놓자니 힘이 부친다』 그래도 태화에레마가 국내에서 독점적 위치를 굳힐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장인정신이 있기 때문. 김사장은 최근 삼성자동차로 부터 자동차부품을 제조해 납품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했다. 전문화를 기하기 위해서였다. 태화에레마는 최근 한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하기 힘들 정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디지털장비를 잇따라 개발해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년간 약 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디지털 교류 사이리스터, 인버터, 직류 컨버터, 소프트스타터 및 저전압보상장치를 잇따라 내놓은 것. 이 장비들은 크레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모터를 컨트롤하는 핵심 장비다. 그동안 국내 수요업체들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디지털장비는 아날로그장비에 비해 크기가 10분의 1이상 작음에도 기능과 조작면에서 아날로그장비보다 탁월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태화에레마는 올해안으로 부천공장에 디지털장비의 양산체제를 갖추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미 포항제철, 인천제철에서 현장테스트를 마쳐 품질의 안정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디지털장비를 양산하게 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 목표는 국내가 아니다. 이젠 세계시장으로도 눈을 돌릴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갖췄다고 판단한다』 태화에레마는 세계적 크레인 전장품 메이커인 일본 야스카와사에 개발한 디지털장비를 수출키로 하고 현재 일본 현지에서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테스트가 끝나는대로 18대가 수출된다. 태화에레마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대만, 포르투칼, 파키스탄, 이란, 인도 등에 독점대리점을 개설했다. 또 인도네시아, 헝가리,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도 대리점을 개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태화에레마는 해외진출을 위한 힘을 비축하고 연구개발비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종합기술금융으로 부터 주당 3만원씩 13억2천만원의 투자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2백16억원의 매출을 올린 태화에레마는 올해 매출이 기대에 못미쳤다. 경기불황의 여파다. 그러나 신규개발한 디지털장비들이 본격 양산되어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내년부터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발능력 극대화만이 중소기업의 살길이라 생각한다』 김사장은 기술개발능력을 강화해 틈새상품을 만들어 승부하겠다고 말했다.<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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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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