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잠자던 공공기술 민간기업서 빛 본다

대구연구개발특구 보유기술 민간 이전 제품화 성공 잇달아<br>3년간 사업화 대상 108건 발굴 연구소기업도 내년 10개 넘을듯


경북 경산의 차부품 업체인 에나인더스트리. 자동차 방진용 고무·플라스틱 부품류 등을 생산해 미국 크라이슬러와 GM 등에 납품하는 이 회사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손잡고 내년 3~4월께 연구소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 중 20% 이상을 기술 또는 현금으로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되는 기업을 말하는 데, 공공연구기관이 갖고 있는 원천기술을 민간업체가 활용해 차세대 사업으로 키워가도록 하는 것이다.

에나인더스트리와 KIRO는 이미 도포로봇을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전문기관을 통해 기술가치평가를 진행중이다. 가치평가 결과는 내년 3~4월께 설립하는 연구소기업의 출자지분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게 된다.

신철수 에나인더스트리 대표는 "미래 먹거리를 찾던 중 로봇분야 진출을 결심했다"며 "도포로봇이 생산되면 1차 수요처가 에나인더스트리가 되고, 나중에는 국내외 관련 업체에 판매도 가능해 추가 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의 디지털피아노 생산업체인 다이나톤도 경북대학교 기술지주회사와 손잡고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기록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 연구소기업은 경북대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무선통신기기와 연계할 수 있는 악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품이 생산되면 스마트폰 등과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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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구·경북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잠자고 있던 원천기술이 연구소기업이나 민간기업으로 이전돼 잇따라 제품화에 성공하고 있다. 22일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에 따르면 출범 3년차를 맞은 올해 기술이전 기업을 면밀히 탐색한 결과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신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 322개사를 발굴했다. 또 이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 65건, 기술이전료 21억원, 연구소기업 설립추진 10건, 특구기술사업화(R&BD) 대상 108건 발굴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구연구개발특구는 특구기술사업화를 추진중이데,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에게 추가 연구개발을 위한 기술사업화 자금을 2년간 최대 8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현재 기술가치평가가 진행중인 연구소기업 10곳중 절반이상이 내년 1월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구연구개발특구는 출범 3년만에 인트리, 뉴런 등 5개 연구소기업이 세워진 데 이어,내년 5개 기업이 추가되는 등 상반기에만 10개 이상의 연구소기업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같은 성과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대구연구개발특구와 같은 시기에 출범한 광주연구개발특구에는 3개 연구소기업만이 설립된 것을 감안하면 속도면에서 엄청 빠른 것이다.

임창만 대구연구개발특구 본부장은 "시장견인형 공공기술사업화 지원의 선도적 모델을 구축해 세계적인 IT기반 융복합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도록 특구 내 혁신주체들의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연구개발특구는 대구 달서구·동구·북구, 달성군, 경북 경산 일원 22㎢를 구역으로 지난 2011년 1월 지정됐다. 지난 3년간 입주기업 수가 225개에서 580개로 2.6배 증가했고, 종업원수는 47.8%, 국내외 특허 건수는 148% 각각 증가할 정도로 지역 경제성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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