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올해 3천800명 등 2007년까지 모두 4천800여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제일은행의 전체 직원수(5천100여명)에 육박하는 대규모여서 은행권에 외환위기이후 최대의 감원 회오리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경영진은 지난 21일 통합 노조 간부들을 만나 `인적자원 최적화 방안' 보고서를 제시하면서 적정인력 규모는 작년말 현재 인원보다4천800여명이 적은 2만2천538명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규직 1천800명과 비정규직 2천명 등총 3천800여명에 대해서는 우선 노사 협의가 끝나는 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나머지 1천여명은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사도 노조측에 전했다.
국민은행은 이중 비정규직 2천명은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가급적조기에 감축하고 정규직 1천800명은 명예퇴직, 관계사 전직, 후선업무 배치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영진은 가능하면 이달중 노사협의를 끝낸 뒤 오는 2월중에 인사평가 불량자,승진 누락자, 고령자 등 우선으로 정규직 명퇴신청을 받고 당사자가 사측의 권유를거부할 때에는 단순직책 등 후선으로 인사조치할 방침이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부실의 가장 큰 책임은 과거 경영진에 있는 만큼 직원들이그 피해를 모두 볼 수는 없다"며 "노사 협의 과정에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2월 신청에서 1천500명이상의 명퇴자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명퇴 위로금은 임금 24개월치가 검토되고 있다.
노조일각에서는 경영진이 명퇴 신청자에 대해서는 일자리 알선 등 지원책을 펴는 한편, 비신청자에 대해서는 후선배치 등을 통해 압박하는 등 사실상 강제퇴직을추진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때인 지난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2003년KB카드 흡수 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만큼 과거 서울은행장 재직때감원의 칼날을 세웠던 현 강정원 행장이 취임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돼왔다.
통합노조는 24일 경기도 일산 연수원에서 대의원 대회를 열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지만 회사측 방안을 제시받은 뒤 연일 대책을 논의하면서 고민속에 휩싸여 있다.
국민은행에는 그동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지부, 주택지부, 국민카드노조등 3개 노조가 있었으나 최근 해산결의 등 통합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