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과 동부화재가 지난 회계연도에 100% 넘는 순이익 증가를 기록해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탄탄한 자산운용 수익에다 자동차 손해율 감소와 회계제도 변경이라는 호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태국 홍수 피해로 992억원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려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업계 2~4위로 분류되는 손보사들의 약진이 뚜렷해지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괴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대형 손보사의 2011 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실적결과에 따르면 LIG손보와 동부화재가 전년 대비 무려 135.8%, 134.8% 증가한 2,083억원과 3,92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대해상도 3,98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100%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상대적으로 개선 폭이 적어 16% 증가한 7,8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재미있는 대목은 순이익 성장세 순위가 업계 1~4위까지의 역순인 LIG손보ㆍ동부화재ㆍ현대해상ㆍ삼성화재 순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중소형사 실적이 아직 발표 전이지만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구도가 점점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올 초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놓고서도 자산운용 수익으로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대형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사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대형사들은 실적 급증의 원인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첫손에 꼽고 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그간 비용으로 처리했던 비상위험준비금이 2011 회계연도부터 빠졌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비상위험준비금으로 연간 400억~500억원가량이 비용 처리됐다.
또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는 자기차량(자차) 손해액의 일정 비율을 운전자가 선택한 정률제에 따라 부담하는 '자차 자기부담금 비례 정률제 도입'이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 그 결과 삼성화재 손해율은 올 1월 72.5%, 2월 70%, 3월 70% 등으로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자산 운용 수익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실적의 아킬레스건이나 마찬가지였던 자동차 손해율도 안정화돼 순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2012 회계연도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2%가량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유럽발 재정 위기의 여파로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정하다며 어두운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시장 환경은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논란 여파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생명보험사와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파문 여파가 손해보험으로는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다행스럽다"며 "금융 시장만 크게 요동 치지 않는다면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