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독일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행 및 호텔업계도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 업계의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여행, 호텔 업계는 업종의 특성상 월드컵 기간에는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축구에만 몰리는 바람에 이용객이 줄어들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업계에게 한국전이 오후 10시와 새벽 4시 등 심야 시간대에 몰려있는 악조건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 업계는 조용해야 할 객실에 단체 응원 손님을 유치하고 나섰고, 여행 업계는 해외 관광지에서 TV를 보면서 월드컵 단체 응원을 하는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 여행업계, "해외 관광지에서 태극전사 응원을" = 여행업계로선 월드컵이 그리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매출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도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 현지까지 가는 여행객은 실제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이 축구 열기를 해외 여행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아예 현지 호텔과 식당 등에 대형 TV를 설치하는 등 한국전을 응원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놓고 관광과 축구 응원을 결합시킨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유럽과 동남아, 미주 등에서 여행과 월드컵 단체 응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인 '어게인 2002'를 내놓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유럽 현지에서 월드컵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편한 시간대에 대표팀 응원을 할 수 있는 장점이 결합돼 유럽 상품은 벌써 예약자가 1천명을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메드도 푸켓과 발리, 빈탄, 채러팅 등 4개 빌리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놓고 이용객들이 대표팀 경기를 단체 응원하며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는 '킥오프 유어 홀리데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클럽메드 관계자는 "각 빌리지별로 한국에 비해 2시간 이상 이른 시간에 대표팀경기를 볼 수 있어 휴양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경기를 응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아예 일본 큐슈로 가는 배 안에서 선상 응원을 할 수 있는 '16강 기원 큐슈 선상 크루즈 5일'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3일 토고전 등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큐슈 관광을 끝내고 돌아오는배 안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단체 응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 호텔 "객실에서 떠들면서 경기 보세요" = 호텔업계도 심야 시간대 한국전이 열리는 점에 착안해 경기 다음날 체크아웃 시간을 서너 시간 연장해 주는 등 직장동료나 친구 등으로 구성된 단체 응원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시청 앞 서울광장 옆에 위치해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는 프라자호텔은 아예 객실을 전망에 따라 경기 관람석처럼 VIP, R, S석 등으로 나눠 예약을 받고 있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토고전이 열리는 13일의 경우 예매가 벌써 80% 이상 찰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크우드 호텔 코엑스 센터는 월드컵 기간 35평 2베드룸 스위트룸 숙박과 캔맥주 1 박스가 포함된 월드컵 패키지를 선보이고 새벽 경기 때문에 늦잠자는 고객을위해 다음날 체크아웃 시간을 오후 3시로 늦췄다.
롯데호텔도 객실에 풍선 막대 등 응원도구를 비치해 놓고 응원하느라 목이 쉰고객을 위해 미니바의 음료 5개를 무료로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체크아웃시간을 오후 3시 이후로 연장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한국전이 있는 13일, 18일, 23일에는 객실을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인 15만원에 내놓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이기면 조식을 공짜로 제공할 계획이다.
메이필드호텔은 호텔에 투숙했던 K리그 및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념품을 전시한 '풋볼룸'을 만들고 풋볼룸 1박과 조식 등을 즐길 수 있는 풋볼룸 패키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