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CD 등 해외업체 공격적 몸집불리기… '치킨게임' 재연 우려

[글로벌 시장 한국견제 심화]<br> 美·日등 대거 시설투자<br> 인수합병 등 적극 나서<br>업체간 출혈경쟁 심화 <br>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SetSectionName(); LCD 등 해외업체 공격적 몸집불리기… '치킨게임' 재연 우려 [글로벌 시장 한국견제 심화] 美·日등 대거 시설투자 인수합병 등 적극 나서업체간 출혈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우리 기업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현저하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가 최근 한 말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을 반도체ㆍLCD 등의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경쟁업체들이 더욱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ㆍLCDㆍ휴대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에 대한 전세계적인 견제가 날로 심해지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해외 언론들 사이에서 우세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공격적인 경영을 근간으로 해서 위기에서 제일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이에 제너럴일렉트릭(GE)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배우겠다며 고위 임원들이 대거 방문하는 등 해외에서는 '한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으며 이를 넘어 '한국 견제하기'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1ㆍ2위를 다투며 통합 점유율 기준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LCD 산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세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해외 경쟁업체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타도 한국'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앞다퉈 시설투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하면서 국내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 11일 완료된 미국 마이크론의 뉴모닉스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닉스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론은 최근 하이닉스와 그동안 낸드플래시 개발 부문에서 협력하고 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법인에도 일정 지분을 투자한 뉴모닉스를 인수했다. 도시바와 엘피다 등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올해 공격적 투자를 선언했다.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도시바는 최대 1,000억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4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서 17일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을 올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글로벌 절대 강자'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중 무려 11조원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배분했으며 LCD에 5조원을, 또 R&D 투자에 8조원을 할당했다. 하이닉스 역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연초에 2조3,000억여원으로 잡았다가 최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해외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치킨게임'이 재연되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D램 시설투자가 지난해보다 80%가량 늘어난 78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올해 반도체업체 간 피 튀기는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는 가격 낮추기 경쟁으로 연결돼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도시바가 지난해 4ㆍ4분기 36.3%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불과 1%포인트대로 좁혀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LCD 분야도 밝지만은 않다. LCD업체들의 증설 경쟁이 이어지면서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세계 최대 LCD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놓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과 일본ㆍ대만ㆍ중국 등의 업체들이 공장을 짓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한 곳이라도 공장을 짓지 못하게 된다면 삼성과 LG가 글로벌 1ㆍ2위를 다투는 현 구도가 무너질 수도 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분위기라면 LCD 시장에서 치킨게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투자를 외면하면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LCD 업체들의 덩치 불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LCD 패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패널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 휴대폰도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HTC 등 대만업체로부터, 저가 및 신흥시장에서는 ZTEㆍ화웨이 등 중국업체들로부터 양동으로 견제를 받고 있다. 대만의 HTC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을 제작하면서 안드로이드의 적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HTC가 최근 출시한 최신 안드로이드폰 디자이어의 경우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ㆍLG전자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피터 추 HTC 대표는 "2~3년 내에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운영체제(OS)가 없는 삼성전자ㆍLG전자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세계 휴대폰 판매시장에서 6~7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ZTE와 화웨이는 빅5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는 화웨이가 휴대폰은 물론 와이브로 등 정보기술(IT) 전반에서 삼성전자 등과 일전을 벌이는 태세다. ZTE는 올해 빅5 안에 오르고 수년 내에 빅3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휴대폰 2ㆍ3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물로 삼겠다는 각오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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