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다급 韓' 무역구제 추가양보 가능성

美수용 폭 보고 車세제·의약품 요구안 수정<br>패키지 딜 여건 조성 3월이전 협상종결 시도<br>'답보상태' 농업분과도 활발한 논의 벌일듯

11일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측협상단이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이혜민(오른쪽)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장이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와 7차협상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7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앞서 지난 7일 비공개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협상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8차 협상과 최고위급 회담에 앞서 7차 협상 목표로 빅딜을 위한 구체적 패키지 목록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8일 통상교섭본부가 발표한 제7차 협상대응 방향에는 1~6차 협상과 달리 ‘전향’ ‘절충’ ‘유연성 발휘’ ‘핵심 쟁점간 연계 타결’ 등의 단어로 가득찼다. 이 관계자는 “다급한 것은 우리(한국)로 양보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우리의 전향적 요구에 대해(느긋한)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7~8일 서울에서 열린 쇠고기 기술검역협의에서 뼛조각 검출시 전량 반송ㆍ폐기에서 부분 반송ㆍ폐기로 우리가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미측이 거부한 것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에서 우리의 양보안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카드, 무역구제 운명은=7차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무역구제ㆍ자동차ㆍ의약품을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무역구제 수용 폭을 보고 자동차 세제와 의약품에서 미국의 요구 수용 폭을 결정, 패키지 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무역구제에 대해 자국 법 개정을 요구로 완강한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 우리는 무역구제 파트에서 당초 6개 항목 요구에서 누적적용 배제 등 2~3개 개정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단 관계자는 “수정안도 미국 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측에 수용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지만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빅딜 여건 조성 등을 통해 3월 이전 협상을 종결짓기 위해서는 무역구제에서 추가 양보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자동차 세제를 개편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미국이 자동차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어느 정도 줄여줄지도 무역구제ㆍ자동차ㆍ의약품을 연계한 우리의 협상 전략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농업 파트, 수면 위로 부상=협상 분야별로는 그간 답보상태를 보이던 농업분과에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없는 만큼 쌀ㆍ쇠고기ㆍ귤 등 민감품목의 관세철폐 이행기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검역협의 합의 불발로 미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압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섬유 분야에서는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와 우회수출 방지장치 등을 놓고 양측이 의견접근을 시도하게 된다. 우리 측은 스웨터ㆍ양말ㆍ양탄자 등 200여개 품목의 즉시 관세철폐 등 섬유 전품목에 대한 관세를 5년 내에 철폐하되 미국의 섬유 원산지 기준인 ‘얀 포워드’ 규정의 예외는 85개 품목으로 한정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가 얀 포워드 규정 적용 예외를 일부 품목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 ‘당연하다’는 입장”이라며 미측이 우리의 수정안에 대해 다시 트집을 잡을 것임을 시사했다. 투자ㆍ서비스 분야의 협상은 ‘국책은행의 정책금융을 유보안에 넣어달라’는 우리 측 요구를 ‘금융정보 해외이전을 허용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맞바꾸는 등 분과 내 쟁점별 주고받기를 통해 협상을 무난히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번 7차 협상에서는 장소가 워싱턴인데다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식적 협상 외에 양측 고위급간의 활발한 비공식 물밑 협상도 진행된다. 양측 협상 수석대표는 물론 통상 수장간의 핫라인 개설을 통한 눈에 보이지 않는 막후 접촉이 이뤄진다는 게 협상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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