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성악가가 돼 장애인 올림픽에서 세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축하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온 몸의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으로 움직이기 힘든 1급 지체 장애인 어린이가 휠체어를 타고 유명 성악가와 한 무대에 선다. 화제의 주인공은 마산 진동초등학교 3학년 최다인(9)양. 최양은 16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리는 '바리톤 김동규 초청 장애우와 창원 시민을 위한 사랑 나눔 음악회'에 특별 출연해 김동규씨와 함께 동요를 부른다. 최양은 휠체어를 타고 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바람'과 '활짝 웃어라' 등 2곡을 부를 예정이다. 최양이 장애인이 된 건 태어난 지 불과 2년 뒤. 지난 99년 3월 심한 열감기를 앓은 뒤로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됐다. 2년 뒤 병원 정밀 진단을 통해 받은 판정은 '진행성 근위축증'. 몸 전체의 근육이 서서히 위축돼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질병으로 운동장애를 수반하고 향후 폐까지 전이되면 폐 근육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결과적으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걷는 거나 젓가락질은 물론 가만히 서 있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몸이 불편하지만 강인한 의지로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아 병세는 다행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매주 두번 1~2시간씩 마산의 음악학원 강사로부터 성악 수업을 받으며 차도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 꾸준히 음악 공부를 한 결과 지난해 진해군항제 전국 음악 콩쿠르에서 장려상을 받고 창신대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어른 나이에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학교에서 글짓기ㆍ그리기 등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공부도 잘할 뿐 아니라 성격도 활달해 친구들로부터 인기도 높다. 체육 시간에 휠체어를 타고 피구를 즐기기까지 한다. 최양은 "나처럼 몸이 불편한 어린이들도 용기를 갖고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9살답지 않은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