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다리등 의지와 상관업이 떨릴수도사업을 하는 김모(57ㆍ남)씨는 약 1년 전부터 오른쪽 손이 조금씩 떨렸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가만히 있거나 걸어 다닐 때는 우측 손가락이 마치 손안의 작은 물건을 매만지는 것처럼 떨렸지만 물을 마시거나 손을 쓸 때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왼 쪽 손마저 비슷한 증상이 생기자 뇌졸중이나 치매가 의심스러워 병원을 방문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김씨는 언제부터인가 차츰 말이 느리고 목소리도 작아졌으며 전반적인 행동이 느려졌다.
보폭이 좁아지고 감정 표현마저 없어졌다. 진단결과 김씨는 파킨슨병이었으며 1주정도 약물치료를 받은 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개선됐다.
신체 특정부위가 떨리는 증상을 '진전'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수전증이라는 것도 손에 나타나는 진전현상의 한 부분이다.
손을 비롯해 신체 일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은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할 정도로 많다는 것이 의료계 입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사람은 항상 떨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떨림이 심해 스스로 느낄 정도가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을지병원 신경과 권오현 교수는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손 떨림이나 다리가 떨리는 것은 대부분 과장성 생리적 현상으로 원인만 없애주면 없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진전을 뇌졸중의 전조증상이 아닌가 우려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뇌졸중과는 특별한 상관이 없으므로 파킨슨병이나 다른 원인질환을 의심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킨슨병
진전마비(振顫痲[pic])라고도 부른다. 1817년 영국의 J. 파킨슨이 보고한 것으로 유전성의 신경소질도 고려되는 질환이며 치매와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발병률은 1,000명 중의 한 명 꼴로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빈도가 높다. 5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한 명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주요 증상인 운동장애가 서서히 나타나고 손가락ㆍ목ㆍ입술 등에 진전이 보인다. 눈이 깜박거리지 않고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몸통과 무릎이 굽은 특이한 굴곡자세를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을 먹거나 말하는 동작도 원활하게 되지 않고 심할 경우 일상의 동작이 전혀 불가능 할 때도 있다.
자율신경이상이 오면 발한이상(發汗異常)이 있고, 동시에 안면의 지방분비가 많아져 광택을 띤다.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미국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던 병이다.
◆진전의 종류ㆍ치료법
활동성과 휴식성이 있다. 식사를 하거나 글을 쓸 때처럼 특정동작을 할 때 신체 부위가 떨린다면 활동성, 편안히 앉아 있거나 걸을 때 손이 떨리는 등 특정 동작과 상관없이 떨린다면 휴식성이다.
활동성 대부분은 과장성 생리적 진전 혹은 본태성으로 생긴다. 과장성 생리적 진전은 떨림을 증가시키는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원인만 제거하면 증상이 사라져 크게 걱정할 대상이 아니다.
공포감ㆍ분노ㆍ심한 피로 등은 진전을 증가시킨다. 과장성 생리적 진전은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의 금단증상, 갑상선 기능항진증 등 대사활동의 전반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진전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카페인ㆍ담배ㆍ교감신경항진제ㆍ스테로이드ㆍ항경련제ㆍ항우울제 등이다.
특별한 원인을 밝혀 낼 수 없는 본태성은 전체 전인구의 1∼5% 정도 발생하며 노년층에서 흔하다. 가족 중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발생 확률이 높다. 진행하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도가 차츰 심해져 일상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이 식사를 할 때 갑자기 손을 떨면 뇌졸중이 아닌가 하고 놀라지만 대부분 뇌졸중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40세 이전에 진전이 나타날 경우 본태성 진전을 비롯해 말초신경손상이나 윌슨씨병ㆍ디스크ㆍ운동신경 장애 등일 가능성이 높다.
진전은 약물 치료만 받아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개선효과가 뛰어난 질환이다.
약물로는 교감신경 베타 차단제, 프리미돈 등이 사용되며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의 50∼70% 정도가 좋아진다.
그러나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약물치료는 대증 요법이므로 의사와 환자간의 적절한 의사 소통을 통해 부작용과 효능에 대한 평가를 내린 후 개인마다 종류ㆍ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약물로 효과를 못 보는 난치성의 경우 뇌 전기 자극요법이나 뇌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박상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