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아그라 기피증후군' 확산

"먹었다가 망신당할라…"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부작용 건수가 올들어 119건(이상반응 포함)이나 되고, 독일의 경우 30여명이 사망했다는 보고 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관련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8월까지 접수된 의약품 부작용 사례는 모두 248건으로 이 가운데 비아그라에 의한 이상반응이 119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의약품 부작용 전체 신고건수 중 48%에 이르는 수치. 신고된 부작용의 형태도 안면홍조ㆍ어지럼증ㆍ심근경색ㆍ안구건조ㆍ설사ㆍ두드러기ㆍ복통ㆍ발기지속ㆍ호흡곤란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A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비아그라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서 처방건수가 줄어든 반면, 전화상담을 원하는 환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이는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개원가 비뇨기과 전문의도 "8월까지만 하더라도 하루평균 10~15건 정도는 처방을 했는데 최근에는 30%이상 줄었다"면서 "계절ㆍ경제적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무엇보다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비아그라는 만성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복용할 경우 문제가 없다"면서 "보다 큰 문제는 약 자체에 대한 부작용 가능성이 아니라 남대문시장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약을 구입해서 먹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C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부작용 사례가 발표되자 평소 처방을 잘 받아오던 환자들도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빛이 역력하다"면서 "몇몇 환자의 경우 한방치료나 대체요법으로 치료를 받으면 안되겠느냐고 물어 당혹스러웠다"고 소개했다. 한편 독일 보건부는 지난 8일 "비아그라 부작용으로 전세계적으로 616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독일에서만 3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울라 슈미트 보건부장관은 "희생자 대부분은 비아그라를 잘못 복용해 사망했다"면서 "처방 가이드라인과 유통체계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장관은 "인터넷을 통해 처방전 없이 비아그라를 사먹거나 보드카에 넣어 먹는 행위 등이 엉뚱한 부작용의 원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전문의들도 사망자의 경우 대부분이 다른 질병으로 인한 위험요인을 지니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 같은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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