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검은 대륙의 돌풍은 일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 세계 축구계에 복병으로 떠올랐던 아프리카가 2006독일월드컵에서 전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5개국이 출전한 아프리카는 개막 이틀째인 11일(이하 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가 브라질과 함께 남미대륙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1-2로패한 뒤 다음 날 앙골라가 포르투갈에 0-1로 졌다.
13일 새벽에는 가나마저 이탈리아에 0-2로 완패했고 말썽많았던 토고도 같은 날밤 한국에 1-2로 역전패, 아프리카 팀들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4전 전패의 수모를당했다.
아프리카는 '90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카메룬이 전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꺾은 뒤 8강에 올랐고,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도 세네갈이 역시 2회연속우승을 꿈꾸던 프랑스를 제압하고 준준결승까지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부진을 거듭해 검은 대륙은 온통 초상집이다.
아프리카의 부진은 경험 부족이 가장 큰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앙골라, 가나, 토고는 모두 월드컵에 첫 출전한 팀으로 자국 축구협회의 지원마저 열악해 상대국 파악 등 본선 준비에 미비점이 많았다.
선수들이 유럽프로축구에서 활약할 만큼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지나친 개성으로인해 조직력이 약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제 아프리카에서 남은 팀은 15일 새벽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붙는 튀니지 뿐이다.
튀니지는 앞선 4팀과 달리 '78아르헨티나,'98프랑스대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에이어 본선에 4번째 출전해 경험이 풍부한 데다 1차전 상대도 만만한 사우디아라비아여서 첫 승을 다짐하고 있다.
튀니지는 1980년이후 사우디와 1승1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의 부진이 거듭되자 다시 한번 `펠레의 저주'가 회자되고 있다.
매번 월드컵마다 빗나가는 예언으로 유명한 펠레는 지난 1977년 일찌감치 "2000년대에는 아프리카대륙에서 월드컵 우승팀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펠레는 아프리카의 축구 발전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자 최근 "아프리카 우승팀은2010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마침 2010년 월드컵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축구의 수준을 가늠할 때 4년 뒤 검은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