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우중 귀국] 재계, 공식반응 자제속 '예의주시'

명예회복·선처 목소리 조심스럽게 제기<br>옛 대우 계열사 '정중동'…'공과 제대로 평가되길'

정치권 등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14일 새벽으로 예상된 가운데 재계는 공식적인반응을 자제하면서도 김 전 회장의 귀국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심스럽게나마 김 전 회장의 귀국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일부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경제회복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돼야 한다'며 명예회복이나 정상참작,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있다. 대우사태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옛 대우 계열사들은 여론의 역풍을 맞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속에 공식 입장 표명을 꺼리면서도 김 전 회장의 공과(功過)가 가감없이 평가되고 그의 귀국을 계기로 대우사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 단체 명예회복.구명운동 움직임 보일까= 전경련은 과거 이 단체 회장을지냈던 김 전 회장 문제와 관련,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리하는 방안을검토중이다. 전경련은 김 전 회장의 과오도 있지만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점 등이 감안돼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김 전 회장에 대한 선처 등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기에는아직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오는 16일 열리는 회장단회의에서 김 전 회장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앞서 전경련 강신호 회장은 지난 7일 한 행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전 회장 문제가 이달 회장단회의(16일)의 공식 안건으로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 전 회장이 경제발전에 공헌한 부분이 많이 있다. 건강이 안 좋은 분을 형을 받도록 하는 것은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간부는 "김 전 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대우사태를 마무리짓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라며 "김 전 회장은 귀국해서 조사받을 것은 받고, 잘못한 게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하며 정부도 김 회장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고 사면해서 김 회장이 새롭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간부는 "김 전 회장과 대우가 쌓아놓은 브랜드나 유.무형 자산이 적지 않고특히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의 가치가 아직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의 경우 김 전 대우회장이 협회 부회장을 그만둔 지난 93년 이후협회와 큰 관련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의 귀국에 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입장이 엇갈려 있는 상황이다. 경총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을 경영하면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공헌한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만큼 이 점이 적극 평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분식회계를 한 점은 잘못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당시 그러한방식으로의 회계처리가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오로지 해당 기업만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며이 점에 대한 배려와 선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제가 어려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과거 일에 대해 기업인에게 과도한 법 적용을 한다면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킬 우려가 높은게 사실"이라며 "김 전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경영 노하우와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기업가들을 격려하는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옛 대우 계열사, `정중동'속 촉각 = 옛 대우 계열사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면서도 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 후 `향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GM대우의 한 임원은 "만감이 교차할 뿐"이라며 "세월이 어느 정도 흘렀고 김우중 전 회장과 대우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영향이 큰 만큼 김 전 회장이 귀국해 이를 매듭짓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명예회복 및 사면 등과 관련, "사법적인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마음속으로는 김 전 회장의 귀국을 반기고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고 싶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 같아 겉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구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것은 받아들이지만 국민들로부터 용서와 선처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자신(과거 대우 관련사 직원)을 위해서도 세계 경영의 성과는제대로 평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에서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분리된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개인적으로명예회복을 바라기는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회사와는 지분 관계가전혀 없는 등 그의 귀국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그가 대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 등에 관여할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대해서도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귀국하신다는 소식이 반갑지만 건강이 우려되며 검찰조사가 원만하게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우리회사의 경우 경영이 이미 정상화된 데다 (김 전 회장이) 회사와 지분 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에 경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직원들은 현재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과(過)'에 집중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공(功)'과 `과'에 대한 균형있는 재조명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한 직원은 "김 전 회장과 대우 문제가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 입장 자제= 삼성은 김 전회장 문제에 언급하는 것에 대해 아주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김 전회장의 귀국이 대우 문제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계기가되기를 바란다"면서 말을 아꼈다. LG그룹은 "특별히 코멘트할 게 없다"고 말했고 현대차그룹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귀국과 검찰 조사,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등 일련의 사건이 국민 경제 성장에 추가적으로 부담을 주거나 국가 신인도 하락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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