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로 넘어가는 이번 주 주식시장은 지난 주에 이어 700선을 전후로 한 기간조정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 후반 국내외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 이미 주가에 일정부분 반영된 상태라서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는 증시 개장 전에 6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치를 웃돌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발표됐지만, 개장 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가 반등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여줬다.
수급 불균형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는 점도 `숨 고르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기관의 매수전환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나 홀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697포인트)을 전후한 680~720, 코스닥지수는 전고점(51포인트)을 저항선으로 한 48~51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에서 경제지표로 관심 이동=지난 주를 정점으로 주요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와 미국 경제지표로 모아지고 있다. 조정에 진입한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특별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9일(현지시간)에 7월 소비자신뢰지수를 시작으로
▲31일 2ㆍ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잠정치, 고용비용지수, 7월 시카고 제조업지수
▲8월1일 7월 실업률,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6월 개인소득ㆍ소비자지출ㆍ건설지출 등 굵직굵직한 지표들의 발표된다. 국내에선
▲29일 산업활동동향ㆍ경기종합선행지수
▲8월1일 대외무역ㆍ수출지표,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이 나온다.
◇지표 해석은 동상이몽=이번 주에 발표될 경제지표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제조업체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ISM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49.8%를 기록했던 ISM지수가 7월에는 51.5%로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SM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경기 호전과 경기회복을 의미한다.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에 83.5로 3개월 동안 22.1포인트 급등한데 이어, 7월에 85.5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박문서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경제지표가 확인해 준다면 주식시장은 큰 폭의 상승이 가능하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발표는 랠리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지표가 좋아도 시장 반응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지표가 좋아질 것이란 재료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지난 주 실적호전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빠진 것처럼 경제지표 발표도 시장에 모멘텀을 제공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막연한 기대와 실제수치와의 괴리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외국인 매매동향이 관건=결국 국내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수급도 쥐고 있어, 외국인 매매동향이 증시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익증권 잔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기관의 매수여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외국인 동향이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한때 11조원을 육박했던 `순수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고가 지난 6월 중순 이후 급격한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10조원을 밑도는 상황이 됐다. `혼합 주식형 잔고`도 장기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하던 13조원이 무너졌으며, 12조원 마저 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 등 내부 유동성보다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의 매수규모 확대 여부가 시장의 상승추세 유지를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보다는 2등 종목 쪽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외국인 매매가 기대되는 금융ㆍ화학ㆍ기계ㆍ조선ㆍ중공업종과 중소형 실적주에 관심을 두고 700선 위에선 현금, 밑에선 주식을 보유하는 단기매매가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반등시도 관심=인터넷업종의 반등과 통신주의 추가 상승여부에 따라 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주와 인터넷주의 상승시도가 성공할 경우, 시장전체가 상승하겠지만, 기업실적발표가 마무리됐고 특별한 재료가 없어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급락가능성도 적다”며 “실적 호전주 중 낙폭이 큰 종목, 소외됐던 신규등록주 등을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는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