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부동산·임대업종에 대한 여신이 큰 폭으로 늘어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8개 시중은행의 부동산·임대업 여신 잔액은 27조756억원으로 3월말의 25조7천657억원보다 5.1%가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전체 기업여신 증가율인 0.3%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로 은행들이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전반적으로 기업여신을 신중하게 취급하면서도 부동산.임대업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여신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잔액은 지난 3월말 244조5천119억원에서 6월말 245조1천435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동산·임대업과 달리 건설업,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에 대한 여신은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 6월말 현재 건설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여신은 17조7천929억원으로 3월말보다 1.6%, 숙박.음식업 여신은 11조4천484억원으로 0.8%, 도.소매업은 36조9천210억원으로 0.6%가 각각 축소됐다.
또 제조업과 통신업에 대한 여신은 99조7천366억원과 1조3천77억원으로 3개월전에 비해 각각 0.7%와 1.8%가 늘어났고 농림어업은 6천155억원으로 농번기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3.2%가 증가했다.
시중은행 기업여신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여신관리특별업종을 확대하는 등 기업여신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자금수요가 장기적인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예전에 계약됐던 여신이 집행되는 것이지 신규여신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담보물건의 가격 하락 등으로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여신이 부실화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