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식 발행않고 상장차익 겨냥/이통,「신 DR」 발행 의미

◎불특정다수 외국인에 주식모집 “특이”/국내 최초형태… 선진국서도 드문 사례/증시 침체따라 발행은 내년으로 연기한국이동통신이 새로운 형태의 유통DR(Depositary Receipts:주식예탁증서)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국내 상장사들도 선진국형 재테크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취득한 주식의 일부를 별도로 모집한 다음 이를 원주로 DR를 발행, 해외증시에 상장시켜 여기에서 나온 상장차익을 외국인과 함께 한국이동통신이 나눠갖는 전혀 새로운 금융기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DR발행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한국이동통신이 새로운 유통DR를 발행키로 한 것은 주식을 추가발행하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편의성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원인은 지난 5월 한국이동통신이 타이거펀드의 보유주식을 신주로 발행한 주식과 함께 뉴욕증시에 상장시킨 것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타이거펀드를 제외한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공평한 기회를 주지않고 타이거펀드에만 상장차익을 얻을 수 있는 특혜를 준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 미국 기관투자가는 추가적인 DR발행을 통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 주식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도록 최근까지 한국이동통신측에 압력을 행사해 왔다. 이에따라 한국이동통신은 외국인주주의 요구를 수렴하는 한편 뉴욕증시에 상장된 DR의 유동성을 증대시키고 상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익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형식의 유통DR를 발행키로 한 것이다. 타이거펀드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취득한 상장주식을 해외증시에 상장시켜 판매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불특정다수의 외국인으로부터 주식을 모집해 DR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더욱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동통신은 예탁기관인 미국의 시티뱅크를 통해 외국인들로부터 입찰형태로 주식을 모집하는 것이 「공개매수」에 해당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고민을 했다. 증권거래법상 공개매수는 매매이익이나 지분확보를 위해 불특정다수로부터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집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이동통신은 변호사를 통해 DR발행시 시티뱅크의 주식모집이 공개매수로 봐야하는지를 증권감독원에 문의했다. 그러나 증감원은 시티은행은 단지 예탁된 주식을 DR로 전환시켜 주는 형식적인 역할을 할뿐이며 사실상 주주가 달라지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공개매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따라서 한국이동통신은 올해안에 외국인 소유의 주식을 원주로 DR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등 발행여건이 악화되자 일단 내년으로 발행시기를 연기시켰다. 또 한국이동통신은 시기가 연기된만큼 내년중 추가로 신주를 발행해 2.8%에 해당하는 외국인 소유 주식과 함께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키로 했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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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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