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술인력이 성장동력이다] <4>기술인력 양성에 나선 기업들

만도, 경북대 손잡고 "인력 직접 키운다"<br>연구원이 겸임교수로 실습교육…수료땐 취업보장<br>KAIST선 현대車직접 참여 석사과정도 개설키로


지난 4일 대구 경북대. 이날 이 대학 기계공학부 및 전자전기컴퓨터학부 3ㆍ4학년 학생 40명은 흥분된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자동차 기술 및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산업현장에서 직접 배우는 현장실습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졸업후 자신이 일할 회사에서 실습한다는 점이 더욱 마음을 설레게 했다. 대구를 출발한지 3시간30분만에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의 경기도 기흥 소재 기술연구소에 도착했다. 오리엔테이션과 입소식을 마친 학생들은 만도의 간부직원으로부터 제품소개와 산업 및 연구개발(R&D) 동향을 들었다. 5일에는 서울의 본사로 이동, 만도의 현재와 미래, 해외현지화 전략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이들은 앞으로 7주동안 서울 본사와 평택ㆍ기흥 연구소를 오가며 자동차 생산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이것은 만도와 경북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만도트랙(Track)’과정의 하계실습 계획에 따른 현장학습이다. 자동차 맞춤교육과정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3월. 각 학년 20명씩 선발, 올해로 2년째를 맞는다. 만도가 이렇게 대학교육 과정에 직접 참여한 것은 급변하는 자동차 기술인력에 대한 장기적 고민과 관계가 있다. 자동차 부품 제작과정이 과거 단순 기계공학에서 현재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이 융합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만 익숙한 기술로는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만도는 현장실습을 통해 이론과 경험을 모두 겸비한 기술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만도는 여름학기로 생산기술실무(3학년) 및 샤시전자제어시스템(4학년)을 진행 중이다. 대구 캠퍼스에서 학기중 과목이 만도프로젝트 실습(4학년)도 만도 연구원이 겸임교수로 직접 담당한다. 경북대는 전공과정에 2과목을 새로 설치했다. 학생들은 2년동안 이들 5과목을 포함, 총 60여 학점을 이수해야 트랙과정의 수료가 가능하다. 학생들은 만도로부터 1인당 연간 1,00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 대신 만도트랙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성적도 ‘B+’ 이상 및 TOEIC 기준 700점 이상의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대신 만도 입사가 예정되며 핵심 기술인력으로 대우를 받는다. 권우현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 교수는 “기술인력의 수요처인 기업이 직접 교육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대학의 부담을 상당히 줄여주고 있다”며 “좋은 기업에 취직을 보장받을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만도가 만도트랙 과정에 투자하는 경비는 결코 적지 않다. 학생에 대한 장학금 등 연간 4억5,000만원과 함께 박사급 연구원으로 구성된 교수진, 그리고 계절학기 실습비용 등 적지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신종국 만도 인력개발팀 부장은 “학생들이 취업 걱정 없이 공부에 열중, 처음 선발됐을 때 평균 성적이 ‘B’에서 지금은 ‘A’ 수준으로 향상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내년초 첫 수료자들이 회사에 입사한 후 총괄적인 평가를 통해 확대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측의 부담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며 “만도트랙 같은 맞춤교육 과정도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 정부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직접 육성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의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5개월 과정의 ‘대학생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 참여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9개 기업, 15개 대학에 불과했던 이 프로그램 참가자는 올해 상반기 76개 기업, 30대 대학으로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는 110개 기업, 40개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맞춤형 기능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비단 학부과정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경영능력을 갖춘 고급인력을 양성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오는 9월부터 석사과정으로 개설할 예정인 차세대 자동차 등 ‘동북아 기술경영과정’이 그 대표적. 기술과 경영 양쪽에 관한 균형 잡힌 지식을 가진 인력양성이 목표다. 기술부분은 공학부가, 경영 및 기초ㆍ연구과제 부문은 테크노경영대학원이 담당할 예정이다. 내년 학기부터는 현대자동차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 오창환 상무는 “10년 이후 차세대 자동차산업을 이끌 기술인력 육성을 KAIST 교육과정의 목표로 해야 한다”며 “당장 필요로 하는 인력은 기업 스스로 양성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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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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