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워싱턴가 990번지. 뉴욕에서 동남쪽으로 7㎞ 떨어진 이곳에는 브루클린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뉴욕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명소중 한곳이다. 뉴욕식물원이 웅장하다면 브루클린식물원은 아기자기한 맛이 풍긴다. 장미정원을 비롯해 일본정원, 약초원, 분재박물관, 온실 등으로 온갖 멋을 부려 놓은 브루클린식물원에 매료돼 해마다 70만명이 이곳을 다녀갈 정도다. 특히 어린이정원은 아이들이 직접 화초를 재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가드닝(gardening)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가드닝프로그램이 도시를 밝고 푸르게 가꿀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오는 2016년이며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강서구 마곡ㆍ가양동 일대 마곡지구에 뉴욕의 브루클린식물원을 능가하는 대규모 식물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1일 마곡지구 서울화목원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계약안에 따르면에 화목원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인 강서구 마곡ㆍ가양동 일대 마곡지구 안에 조성된다. 크기는 여의도공원(23만㎡)보다 2배 이상이며, 어린이대공원(56만㎡)과 맞먹는 50만㎡ 규모다.
입지 여건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근의 궁산과 방화근린공원, 개화산, 수명산, 우장산 등 주변 공원 녹지가 들어차 있기 때문에 화목원이 이들을 한데 묶는 중심역할을 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화목원을 서남권 녹지생태계를 확장시키는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바둑에서 묘수를 둔 것 같은 입지”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화목원은 크게 ▦식물원 ▦열린숲마당 ▦호수공원 ▦생태천이원 등으로 구성된다. 식물원에는 다양한 주제의 정원이 들어서고 자생종이나 약초식물, 미래자원식물 등 5,000여종이 식생된다. 국립수목원 보유종 수가 3,344종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 1만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식물의 경우 인근의 궁산ㆍ개화산ㆍ한강ㆍ습지특성을 반영해 자생종 중심의 식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 브루클린식물원이 지하철로 연결돼 있어 접근하기 쉬운 것처럼 서울화목원도 접근성을 아주 편리하도록 설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입구를 중심으로 지하철역 9호선 마곡나루역과 인천공항철도 등과 연결해 놨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무척 편리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화목원의 총 조성비용은 1,533억원으로 SH공사가 전액 부담한다. 공원조성에 857억원, 온실이나 식물문화센터 등 건축물에 445억원, 한강보행교 등 시설물에 231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가 조성비용을 분담하는 것이지만, 이미 예정돼 있던 비용이어서 SH공사에는 추가적인 재정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9월중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1년간의 설계에 착수해 2016년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세계 많은 도시들이 공원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가치를 담고,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화목원도 100년을 바라보고 고민하며 계획했다”며 “외국인도 즐겨찾는 아시아 최고의 식물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