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손보사 카드 노이로제

차보험료 카드 납부 늘어<br>수수료로 연 수백억 지출

손해보험사들에 보험료 카드 납부 서비스는 계륵 같은 존재다.

매년 갱신하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변덕스러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카드 납부 서비스는 필수다. 하지만 평균 2.5~3.0%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로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쓰리다.


특히 올해 손보사들의 속은 더 타들어 간다. 지난 1ㆍ4분기(4~6월)부터 7월 말 현재까지 삼성ㆍ동부ㆍ현대ㆍ메리츠ㆍLIGㆍ한화손해보험 등 업계 상위 6개사가 카드 수수료로 지급한 비용이 6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6개사가 카드 수수료로 납부하는 비용만 2,0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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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가 증가하면 카드 결제 규모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난 1ㆍ4분기 대형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 증가율이 10%대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험료 카드 납부 규모는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를 두고 손보사들은 생명보험업계에 눈총을 보내고 있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생보업체들이 보험료 카드 납부를 거부하는 등 해당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번지면서 역으로 보험료 카드 납부를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꼴이 돼버렸다"며 "손보업체들은 보험료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고객들이 보험료를 카드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보사들의 지난 1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며 손보사들에 카드 수수료는 쌈짓돈을 헐어 납부해야 하는 '생돈'처럼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보험료 카드 납부 해지를 권유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보험료 카드 자동납부 서비스를 축소하고 매월 고객들이 직접 전화나 팩스ㆍ메일을 이용해 카드승인을 신청하는 수동납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셈이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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