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WTO회의/쟁점은] 10여항 미합의… 일정 연장거듭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각료회의는 14일 공식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뉴라운드 타결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유세프 후세인 카말 카타르 통상장관이 13일 오후 배포한 각료선언문 초안 3차 수정안에는 그동안 미합의된 사항 중 상당 부분을 채웠지만 10여개 항목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괄호로 처리, 막판까지 쟁점이 됐다. 수정 초안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경우 그동안 비어 있던 양허안 등 시장개방에 관한 세부원칙을 오는 2003년 3월 말까지 수립하고 이에 기초한 스케줄을 5차 각료회의 이전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수정 초안에서 시장접근 및 국내 보조의 정도를 규정한 '실질적인(substantial)'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부의 삭제요구에도 불구하고 2차 초안대로 유지됐다. 반면 유럽연합(EU)이 그동안 수정을 강력히 요구해온 수출보조의 '단계적 폐지(phasing out)'란 문구에는 괄호를 쳐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임을 명시했다. 반덤핑 규범의 경우 우리 입장을 반영, 즉각적인 개정협상에 들어간다는 문구가 유지됐지만 적법한 무역구제조치의 기능은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국측 주장의 일부가 괄호로 처리됐다. EU가 의제 포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환경 분야 내용은 대부분 괄호로 처리돼 미합의 사항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합의안 초안의 주요내용으로 괄호 안은 문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된 부분이다. ◆ 농업 EU가 자체적인 보조금 삭감 일정을 고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단계적 철폐'라는 단어의 삽입에 강력 반대하고 있으나 미국과 18개 농업국가들로 이뤄진 케인스그룹은 이 보조금이 교역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 환경 합의안 초안은 교역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협상을 즉각 개최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문제들이 2년 내 열릴 다음 각료회의의 협상 결과에 따라 WTO위원회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초안은 '위원회는 (의제로 다뤄질 모든 조항들을) 5차 각료회의에 보고하는 한편 협상의 타당성을 비롯해 향후 행동과 관련해 적절한 권고사항을 제시하도록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EU는 무역자유화를 위한 뉴라운드 협상에서 환경 분야에 대한 협상이 포함돼야 하며 협상을 가능한 빨리 진행시킬 것을 명시하는 문구를 포함시킬 것을 희망하고 있다. ◆ 반덤핑 합의안 초안은 회원국들이 부당하게 저가로 외국시장에 자기 제품들을 수출하는 국가들에 부과되는 징벌적인 관세를 의미하는 반덤핑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하는 협상에 합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반덤핑 조치가 자유무역 지지 여론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도구라고 주장하면서 반덤핑 조치에 대한 협상 개최 구상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반덤핑 조치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는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일본과 한국은 이 같은 관행의 사용을 명확히 하는 협상을 개최하자고 밀어붙이고 있다. ◆ 지적재산권 합의안 초안은 특허권 보호에 관한 합의가 국가들로 하여금 공공의 번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발도상국가들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싼 값에 일반 의약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촉구하고 있으나 미국과 스위스는 반대하고 있다. ◆ 섬유ㆍ의류 합의안 초안은 섬유수출 쿼터의 제거를 확대하도록 명기하고 있다. 이는 섬유수출 쿼터를 가능한 빨리 제거할 것을 희망하는 일부 섬유수출 개발도상국가들의 요구와 상응하는 것이다. 초안은 또 소규모 수출업자들을 위한 쿼터 수준을 산정할 때 '가능한 가장 선호되는 방법'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투자ㆍ경쟁 합의안 초안은 투자와 경쟁 분야에 대한 협상을 2003년 개시할 것을 촉구하는 EU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초안은 '우리는 5차 각료회의에서 이 분야에 대한 협상의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합의한다'고만 적혀 있다. ◆ 사회문제 합의안 초안은 '세계화의 사회적 중요성에 관해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업에 주목한다'고 적고 있다. 이 문구는 노동기준에 관해 보다 강력한 문구를 사용할 것을 요구해온 EU에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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