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남다른 멋과 맛으로… 여심 적시는 위스키

지난 6월9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임페리얼 20주년 특별 전시회 및 토크 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새로운 디자인의 임페리얼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페르노리카코리아

블랙프레임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임페리얼 21''

새롭게 디자인한 ''임페리얼 17''

디자인 변경전 ''임페리얼 17''

임페리얼 2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주스 등 섞은 위스키 칵테일 20~30대 젊은 여성에 인기

'위스키=남성술' 이젠 옛말


다이아몬드 앵글 커팅 등 고급스러운 디자인 적용

페르노리카코리아 여심 공략

칵테일 '진저윈저' 등 디아지오도 신제품 선봬


#직장인 최지영(30) 씨는 올 연말 친구들과 송년 파티를 계획 중이다. 장소예약, 음식준비 등 업무를 배분했는데, 최씨는 주류를 책임지기로 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맛을 선보이기 위해 퇴근 후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샐비어 임페리얼과 임페리얼 라이징을 제조하는 방법을 맹연습하고 있다. 이들 술은 스카치 위스키 '임페리얼'로 만든 칵테일로, 진저에일, 오렌지 주스, 후르츠 퓨레 등을 섞은 뒤 시나몬 스틱과 파인애플, 오렌지 슬라이스 등으로 장식하면 된다.

그는 "최근 보드카가 아닌 스카치 위스키로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이 인터넷에서 자주 등장한다"며 "위스키 도수가 높지만 주스나 진저에일 등과 섞으면 도수도 낮아지고 맛도 달콤해 파티용으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스키 병 디자인도 세련돼 파티 장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는데다 기존에 맛보지 못한 색다른 칵테일도 만들 수 있어 여성들에게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젊어진 디자인과 깊은 맛을 앞세워 여심(女心)을 흔들고 있다. '잔' 단위로 판매하는 바(Bar)에서 얼음을 넣은 언더락 잔에 위스키를 따라 마시는 여성의 모습은 이미 일반화된 지 오래. 최근에는 주스나 진저에일 등을 섞은 위스키 칵테일이 20~3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남성=위스키'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위스키 기업들도 유명 디자이너와 손잡고 패키지에 미학을 가미하거나 이태원·홍대·강남 등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번화가를 중심으로 팝업 바를 여는 등 여심 붙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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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공략의 대표주자는 임페리얼을 제조,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로, 비장의 무기는 다이아몬드 앵글 커팅과 스퀘어 투명 보틀 등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이 회사가 여심을 흔들기 위해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건 '임페리얼 19퀀텀'을 출시한 2011년쯤. 당시만 해도 스카치 위스키는 대표적 독주이자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던 시기로 디자인도 투박한 각진 모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중장년 남성의 술이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위버 스타일을 모티브로, 보틀을 감싸는 실버 프레임과 다이아몬드 앵글 커팅을 적용하는 등 기존 디자인에서 변화를 꾀했다. 또 퀀텀 시그니처였던 다이아몬드 앵클 커팅을 12·17·21년산까지 확대하는 한편 연산별 풍미의 차이를 색으로 표현하는 감각적인 디자인도 담았다. 12년산에는 젊음을 상징하는 '레드'를, 17년, 21년산에는 각각 브라운 그라데이션과 블랙프레임으로 꾸며 제품의 특성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디자인의 변화는 여성을 비롯한 젊은 고객의 반응으로 이어졌다"며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연이어 수상하는 등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려는 소통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임페리얼 12·17·19 퀀텀·21은 지난 8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 위너로 선정됐다. 또 코리아 스타 어워즈·월드 스타 패키징 어워즈 등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위스키 시장의 '모던 패키지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팝업 스토어 개설이나 영화제 후원 등의 노력도 젊은 여성층에게 다가서기 위한 페르노리카코리아 전략이다. 지난 8월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팝업스토어 '발렌타인 스테이 트루바'를 운영하면서 발렌타인 17 프레시와 발렌타인 하이볼 등 발렌타인을 활용한 다양한 칵테일을 선보였다. 또 모던 스피핏 아이리쉬 위스키인 '제임슨'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스폰서를 맡았다.

젊은 감각을 입힌 위스키로 여심 공략에 나서기는 경쟁사인 디아지오코리아도 마찬가지다.

퓨전 와인&스피릿 주점 '문샤인'과 손잡고 올 초 칵테일 '전저윈저'를 선보였다. 진저윈저는 디아지오가 지난해 출시한 '윈저 블랙'에 레몬과 진저에일을 섞은 칵테일로 역삼·신사·홍대·강남 등 문샤인 7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또 달위니·탈리스커·조니워커 플래티넘 레이블 등 다양한 위스키가 작년 하반기부터 칵테일로 재탄생됐다. 동대문에 위치한 JW메리어트 그린핀 바의 경우 싱글몰트 위스키 달위니를 활용한 칵테일 '하이랜드 사우어'와 탈리스커를 베이스로 한 '아일랜드 사우어'를 2월부터 내놨고, 이태원 '비트윈'에서는 조니워커 플래티넘 레이블 시그니처 칵테일인 '스트라이딩맨 스타일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신사동 'J&J'에선 싱글톤과 탈리스커로 만든 칵테일 '웨딩드레스'와 '캠프 파이어'를 팔고 있다.

특히 강남 조니워커하우스 건물 4층에 위치한 '더 VIP 라운지'에선 위스키 칵테일에 맞는 음식을 추천하는 '마리아주' 방식으로 여심을 공략 중이다. 회사 측은 "배우 정우 씨를 내세운 광고 동영상을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는 등 여성층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위스키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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