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31일 정부중앙청사 별관 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 핵 문제, 조각을 비롯한 새 정부 인사원칙 등 새 정부 국정운영 구상을 소상하게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격의없는 대화를 위해 사회자도 없이 기자들과 직접 문답을 했으며 인사말에서 “편안히 질문하면 솔직하게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며 질문에 응했다.
노 당선자는 자신의 발언이 미칠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한 듯 전체적으로 용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으나 자신의 소신이나 원칙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설득 조의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전날 발언에 대해 “특별한 정보를 갖고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시나리오와 프로그램을 책임있게 대비해 주길 바란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현안인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체계적 대응방안을 구상 중이며 1월중 국민에게 제시하려고 한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미 행정부의 맞춤형 봉쇄에 대해선 “효과가 있는 수단인지 회의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일방 발표하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절차가 아니라 (양국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내용과 절차에 있어서의 실질적 공조를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의견에 대해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고 마치 큰 일이 나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정치적 주장에 대해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미국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발언에 대해서도 국내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큰 사단을 일으킬 분위기로 신경 쓰는 것을 보면서 우리 한국이 답답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내 일각의 대미 의존적 태도를 개탄하기도 했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