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유소 습격사건] 액션 풍자 가득, 통쾌한 코믹극

단 하룻밤, 조용한 주유소를 습격한 4명의 불한당들. 그들이 갖가지 위험천만하지만 유쾌한 드라마를 연출한다. 「주유소습격사건」은 장르를 무한대로 넓혀가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실험적 무대를 제공해준다.노마크(이성재 분), 무대포(유오성 분), 딴따라(강성진 분), 페인트(유지태 분) 등 20대 초반을 살고 있는 실업자 4명이 「그냥 심심해서」 주유소를 습격한다. 돈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설정된 주유소 사장(박영규 분)은 순식간에 하루치 수입은 물론이고 주유소의 기물이 파괴되는 손해를 볼 수밖에. 그러나 이들 네 명은 그 주유소를 한 차례 더 습격하고 아예 점거해버린다. 현금이 부족하자 기름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해서. 인질로 잡힌 사장, 건빵(정준 분), 샌님(이정호 분), 깔치(이요원 분)등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이 시작되는 것. 「주유소습격사건」은 단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가상천외한 사건을 담은 영화이다. 치밀하지 않으면, 재주가 부족하면, 열정이 없으면 매우 위험천만한 설정이다. 그러나 「주유소습격사건」의 제작·연기팀은 그날을 가장 길었지만 가장 생동감 넘치는 하룻밤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기도 좋았고, 시나리오도 탄탄했다. 물론 몇가지 부족한 점이 눈에 띄지만 그보다 많은 장점들로 인해 눈감아 줄 수 있는 그런 단점이었다. 주유소를 강점한 그들은 무조건 기름을 다 채우는 강매와 현금박치기로 장사를 시작한다. 그러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저항하는 손님들은 모두 인질이 된다. 밤 12시에 자장면을 시키는 그들. 노마크 일당이 괴롭히는 사람들이 한사람 두사람 늘어나면서 등장인물은 모두 32명으로 늘어난다. 야구선수를 꿈꾸었던 노마크, 전직 락가수 딴따라, 좌절한 환쟁이 페인트, 순진하지만 겁이 없는 무대포 등 4명은 좌충우돌 폭력을 행사하지만, 관객은 물론 인질들 역시 그들에게 동화되어가는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져든다. 「주유소 습격사건」은 핸드 헬드 카메라의 다이나믹한 사용과 1,350컷의 역동적인 장면분할로 박진감 있는 화면을 구성했다. 또 주인공들의 화려한 머리색깔만큼이나 색조는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푸른색과 노란색의 대비를 통해 질서와 무질서, 그리고 총체적인 혼돈의 세상을 극적으로 이미지화한다. 그리고 간간이 섞여들어가는 사회풍자. 무참하게 부서지는 액자 「제2의 건국」, 공짜를 좋아하는 경찰, 깡패들의 먹이사슬, 확대포장된 폭력의 위선, 거짓된 사랑, 주유소 직원을 깔보는 보통사람들. 「주유소습격사건」은 풍자와 위트, 그리고 폭력을 휘드르며 만들어진 코믹통쾌극이다. 「주유소습격사건」은 32명의 등장인물이 단 하룻밤 사이에 만나고 싸우고 헤어지는 보기드문 영화이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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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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