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봉은사·마곡나루·신논현역 일대 대기업 후광 효과로 시장 들썩

3대그룹 거점 잇는 '황금라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3월 개통

대기업 사옥이 들어서는 지하철9호선 봉은사역(현대차그룹), 마곡나루역(LG그룹), 신논현역(삼성그룹) 일대 부동산 시장이 9호선 연장 개통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10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전경. /서울경제DB

삼성동 빌딩 매물 자취 감춰 아파트·상가 임대료도 급등

마곡 오피스 분양률 ↑'LG효과'… 아파트 분양가보다 1억 올라


강남역 상권, 신논현까지 확장… 의료관광 등 복합거리 가능성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사건은 단연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본사 부지 매입이 꼽힌다.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는 계획의 중심지이며 지하철 2호선·9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예정)까지 끼고 있어 강남 최고의 입지로 평가 받는 이곳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0조5,500억원을 베팅한 것은 100년을 내다본 승부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는 한남대교에서 이어지는 강남대로와 지하철2호선 강남역의 교차점인 강남권 심장부에 서초동 삼성타운을 조성했던 삼성그룹의 결정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기업들이 어떤 곳에 입지를 굳히고 있느냐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부동산 투자의 8할 이상은 아는 셈"이라며 "삼성그룹을 필두로 강남역뿐 아니라 이제는 현대차그룹 중심의 삼성동, LG그룹 중심의 마곡지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서울 지하철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두고 3대 그룹 거점인 9호선 봉은사역(현대차그룹), 마곡나루역(LG그룹), 신논현역(삼성그룹) 일대가 황금라인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그룹의 투자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감지되고 9호선이 강서에서 송파까지 곧바로 이어지면서 상가와 업무빌딩·아파트 등 부동산이 들썩이는 것이다. 삼성동 일대 아파트값과 상가 임대료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마곡지구 입주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 대비 평균 1억원 이상 올랐다. 이미 상권 성숙단계인 강남역~신논현역 일대도 또 한번의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관련기사



◇무섭게 뛰는 삼성동 부동산=가장 큰 변화가 예고되는 곳은 현대차그룹 본사가 들어설 삼성동 일대다. 인근 중소형 빌딩의 호가는 2년 전 3.3㎡당 8,000만~1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1억5,000만~2억원까지 뛰었고 일부 소유자들은 땅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다. 빌딩거래 전문업체인 알코리아에셋의 황종선 대표는 "3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의 거래 건수가 지난 2012년 8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늘었다"며 "대부분 한전부지 개발 이후의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수요가 많아 거래 성사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동 일대 아파트값과 상가 임대료도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성동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지난해 1월 2,860만원에서 12월 2,914만원으로 상승했다. 한전 부지와 인접한 풍림2차(아이원) 아파트 전용 93㎡는 지난해 2월 6억7,000만원(2층)에 실거래됐지만 10월에는 1억1,000만원 오른 7억8,000만원(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상가 임대료도 2013년 4·4분기 3만2,700원에서 지난해 3·4분기 3만8,000만원으로 뛰었다.

◇LG효과 톡톡히 누리는 마곡=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지구인 마곡지구에서는 LG그룹의 행보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을 계기로 마곡지구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축구장 24개 크기에 달하는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 등 11개 계열사와 관련 회사가 입주하며 상주 인구만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곡지구 오피스텔의 경우 초기 공급과잉에 따른 몸살을 겪고 있지만 핵심 입지의 상가나 오피스 분양률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마곡엠벨리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대비 평균 1억원 이상 값이 뛰었다. 엠벨리 6단지 전용 85㎡는 평균 분양가가 4억2,000만원선이었지만 지난해 11월 5억9,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신논현역으로 확장되는 강남역 상권=이미 삼성타운을 중심으로 업무·상권 기능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강남역~신논현 일대 역시 9호선 연장과 맞물려 변화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대로변 오피스빌딩이나 상가건물의 경우 이미 삼성타운 입주, 신논현역·신분당선 개통 등의 호재가 반영된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이면도로 부동산의 가치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9호선 연장으로 김포공항에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코엑스, 제2롯데월드로의 접근이 쉬워지면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호재가 뚜렷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역삼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신논현역부터 차병원사거리로 이어지는 지역에는 이미 성형외과와 호텔 건립이 한창"이라며 "성형 및 의료관광과 먹거리·패션 등이 결합된 복합거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