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CJ나인브릿지 우승, 2위 징크스 "싹∼날렸다"
고국서 첫승·데뷔후 첫 시즌 2승 "기쁨 두배"…상금랭킹 2위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쁘고 너무 행복합니다. 투어 첫 승을 했던 때 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18개홀 중 12개에서 핀 2m 안쪽에 볼을 붙일 정도로 완벽한 샷 감각을 자랑한 박지은(25ㆍ나이키 골프)이 오랜만에 ‘버디 퀸’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31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ㆍ6,724야드)에서 끝난 미국 LPGA투어인 2004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박지은은 첫 홀 3퍼트 보기를 제외하고 17개홀 동안 무려 8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7언더파 65타로 마지막 라운드를 마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박지은은 아니카 소렌스탐(34)과 카린 코크(33ㆍ이상 스웨덴) 등을 5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섰으며 우승상금 20만2,500달러를 챙기면서 시즌 합계 142만9,338달러로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또 첫해 박세리와 지난해 안시현에 이어 이 대회 3년 연속 한국인 우승행진을 이어 갔다.
박지은은 “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승을 거뒀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처음 우승했고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하면서 준우승 징크스를 끊는 등 처음 경험한 일이 많아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지은에 이어 안시현(20ㆍ코오롱엘로드)이 장정(24), 로레나 오초아(23) 등과 함께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4위 그룹을 이뤘다. 이어 김영(24ㆍ신세계)이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으며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7위까지 솟았다.
가장 많은 갤러리들의 응원 속에 플레이 했던 박세리(27ㆍCJ)는 버디를 5개나 했지만 더블보기 1개에 보기 2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11위에 그쳤다.
한편 이날 경기는 박지은이 소렌스탐에 3타 앞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가 역전패했던 삼성월드 챔피언십과 유사한 분위기가 연출돼 한때 긴장을 고조되기도 했다. 3타 앞섰던 박지은이 첫 홀 보기로 주춤한 뒤 3, 6번홀에서 버디를 챙겼지만 앞서 플레이했던 소렌스탐이 5, 6, 9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챙겨 3타를 줄이는 바람에 1타차까지 따라 붙었던 것.
박지은은 또 8번홀에서 세컨 온에 실패, 보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교한 어프로치 샷으로 홀 1m 안쪽에 볼을 붙여 파 세이브하며 위기를 넘긴 박지은은 9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 행진을 펼치며 소렌스탐을 떨쳐 버렸다.
드라이버 티 샷은 페어웨이를 가르며 평균 270~280야드를 날았고 아이언 샷은 핀을 향해 곧장 날았다. 퍼트는 때때로 그린 라이를 잘못 읽어 빗나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감각이 살아나 15, 17, 18번홀 버디 행진을 이끌었다.
제주=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4-10-31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