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차입금 상환 서둘것없다

우리의 총외채는 1,500억달러를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50%나 된다. IMF가 위험수위라고 보는 GDP의 30%를 넘어서 있다. 연간 외채이자만해도 120억달러나 된다. 하루라도 빨리 이 엄청난 질곡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국민 모두의 염원일 것이다.따라서 외채를 갚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그 자체로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12월이후 IMF로부터 총 180억달러의 금융지원을 받을때만 해도 1년내 일부라도 갚을 수 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정부가 IMF차입금을 갚으려는 것은 무엇보다 대외신인도의 향상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적정 외환보유액 유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재경부는 현재 가용외환보유액이 460억달러를 넘고 있으며 내년에도 막대한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외국인투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를 갚더라도 80억달러의 외화순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예측을 종합하면 근거없는 전망은 아니다. 대외경제여건에 따른 낙관론도 바탕에 깔려 있는 것같다. 그러나 IMF차입금을 상환하는데는 신중을 기해야 된다고 본다. 비록 자금사정이 좋지않은 IMF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아직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안정운항이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만기가 된 IMF차입금을 갚는다고 당장 대외신인도가 올라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외환보유액을 더 쌓는 진지한 노력을 보이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도 있다. 최근 낙관론 확산에 부쩍 열을 올리는 정부가 자신감이 지나쳐 대외과시욕을 드러내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둘째, 미리 갚았다가 만의 하나 내년에 세계경제에 돌발악재가 생겨 외환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래서 IMF에 다시 지원을 요청하면 대외신인도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 되는 것이다. 경제사정이 좀 좋아지자 차입금을 갚았다가 4년만에 다시 위기에 빠졌던 멕시코가 좋은 예다. 셋째, IMF차입금의 금리가 외평채 금리 등 다른 조달금리 보다 낮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국제금리가 하락세이지만 가장 금리가 낮고 유리한 자금을 미리 갚는 것은 외환운영에 문제가 없지않다. 또 경제위기에 대한 긴장도를 희석시킬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그 다음에 상환해도 늦지않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