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더스는 죽었다?`
19세기 말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점쳤던 토머스 맬더스의 `인구론`을 유엔의 한 인구통계 책임자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엔 인구국의 조지프 채미 국장은 최근 2300년에는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고 인구도 정체상태에 머무는 안정된 세상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중간중간 흔들리는 시기는 있겠지만 큰 궤적을 볼 때 “매우 좋다”며 “이제는 맬더스를 땅에 묻을 때가 됐다”는 지극히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식량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빨라 인간은 굶주리게 되고 결국 투쟁과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게 맬더스의 이론. 채미 국장은 그러나 300년 후의 인류는 인구증가보다 오히려 인구감소를 더 걱정해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자원을 둘러싼 인간사이의 쟁탈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가 전망하는 2300년의 사회상은 한마디로 미래의 불안정한 요소가 휴지기에 접어드는 `가변요소 정지상태`이다. 이 시기에는 인구 폭발과 국경분쟁 등의 불안요소가 안정을 되찾아 지구촌은 더 살만한 곳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는 2100년 전세계 인구가 96억~97억 명으로 안정되고 에이즈가 퇴치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아프리카가 인구 23억으로 중국이나 인도를 제치고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의 인구는 외부로부터 이주가 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1.4%의 현 출산율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1,000명의 인구가 100년 후에는 232명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50년 후 가장 급격한 인구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예멘과 니제르로 지금의 2,000만, 1,200만 명에서 8,400만, 5,300만 명으로 각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인구학자들은 30일 미국 뉴욕에서 채미 국장의 이 같은 전망의 근거와 연구 방법론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학자들이 놀라움을 표시하는 것은 “어떻게 무려 300년 후의 인구변화를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느냐”에 모아졌다.
인구통계학의 자료는 향후 50년 후가 통상적이고, 현재까지 가장 멀리 예측한 것도 150년이 최대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농업생산력, 이민정책의 준거자료로도 `50년 전망치`가 일반적이었다.
채미 국장은 “사망률 출산율 인구흐름 등 3가지 변수를 토대로 했다”며 “우리는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는 것을 역사로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스스로 자원을 고갈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