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할인판매 마찰
업체 제살깍기 마케팅에 분양자들 '발끈'
최근 미분양 아파트 할인판매를 놓고 주택업체와 기존 분양자들간의 마찰이 빈발하고 있다.
주택경기침체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있는 주택업체들이 미분양물량 해소를 위해 선납할인, 무이자 융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양가격을 사실상 인하하자 기계약자나 입주자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이 같은 업체와 기존 분양자들의 마찰은 IMF이후 미분양이 대량 발생했던 지방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지만 최근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아파트 할인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확산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지방중심 확산=신동아건설은 지난 98년 준공된 광주시 광산구 용봉동 23~42평형 391가구중 미분양분으로 남아 전세로 돌렸던 180가구에 대해 전세만기가 다가오자 최근 분양가에서 10~15% 할인한 가격에 재분양을 시도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기존 분양자들은 할인가격만큼 차액을 돌려줄 것을 회사측에 요구했고 심지어는 할인된 가격에 입주하는 가구에 대해 입주방해를 해 말썽을 빚었다.
전북 전주 지역에서도 할인분양을 실시했던 남광토건ㆍ현대건설등 4~5개 업체가 입주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 없어=미분양을 둘러싼 업체와 주민간의 마찰에 대해 법원은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동아건설이 지난 97년 전주 서신동에 건립한 279가구의 서신2차아파트중 미분양분 100여가구에 대해 분양가를 20% 할인하자 기분양자들이 같은 수준의 분양대금 환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던 것. 전주지법은 이에대해 올 3월 '이의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일부업체 우회전술도=일부 대형업체들은 마찰 가능성이 있는 미분양 할인대신 기계약세대도 동시에 할인해주거나 아예 해약을 하고 전면 가격할인을 실시하는 등 우회전술을 택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지역 4차동시분양을 통해 서초구 반포동에서 캐럿76아파트를 분양했던 파스텔씨엠은 대량 미분양되자 지난 8월 기분양 가구를 일괄해약한 후 가구당 300만~600만원 인하해 분양에 성공했다. 아파트명도 시공사브랜드인 두산힐스빌로 변경했다.
기존 분양자들에 대해서도 아예 가격을 깎아준 곳도 있다. LG건설이 군포시 당정동 구획정리지구내 공급한 신산본LG빌리지Ⅱ 921가구가 대표적인 예. 이 회사는 지난 6월 첫 분양에서 청약률이 10%미만으로 극히 저조하자 일부 평형변경을 하면서 분양가격을 33평형 1억5,800만원에서 1억4,900만원으로 900만원, 45평형은 2억3,5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1,500만원 내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월초 재분양돼 현재 계약률이 65%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학인기자
입력시간 2000/11/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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