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수교 10주년의 과제

오늘로 한중수교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두나라 교역액은 7배로 늘어났고 서로에게 3대 교역국이 됐다. 지난 92년 26억달러였던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82억달러로 크게 늘어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위 수출대상국으로 떠올랐고 수교이전 심화되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구조는 수교를 계기로 흑자로 전환돼 92년부터 올 6월 말까지 333억불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품목(HS 4단위 기준)도 다양화돼 92년 750개에서 지난해 1,030개로 늘었고 올 상반기 중에는 975개로 일본(969개)과 미국(898개)을 앞질렀다. 해외투자면에서도 중국은 92년 2억달러(누계기준)에서 올 6월 말 현재 58억달러로 역시 미국에 이은 제2위 투자대상국이 됐다. 산둥성과 동북 3성에 편중됐던 투자지역도 상하이 등 화둥지역과 광둥성으로 확산되고 있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분야 투자도 늘고 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애니콜ㆍ초코파이 등 중국시장 점유율 1위의 한국브랜드가 탄생되는 등 한중수교 10년 동안 고무적인 성과가 많이 나타났다. 앞으로는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한 시장개방 일정대로라면 앞으로 4~5년 후면 전혀 다른 모습의 중국이 탄생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관세와 비관세장벽이 대부분 사라지고 법적ㆍ제도적 장치의 보완ㆍ개선을 통해 중국경제의 투명성이 높아지게 된다. 빗장이 열리면서 다가올 새로운 중국은 우리에게 도전과 기회를 제공해주는 반면 위기와 위협도 가져다줄 것이다. 중국기업들은 물론이고 거대 중국시장을 노리는 경쟁국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80년대 중국진출에서 한차례 실패를 맛본 일본기업들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북 3성에서 상하이를 거쳐 남부 광동성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홍콩ㆍ타이완의 기업들은 특유의 전략으로 알게 모르게 중국시장을 장악해가고 있고 이미 제조업 진출기반을 다진 구미 다국적기업들은 연구개발분야ㆍ유통 등 서비스분야 진출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임가공 수출전진기지 측면에서 중국진출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중국시장은 새로운 접근개념을 요구하는 만큼 이제부터는 塚鵑?생산기지가 아닌 제2의 내수시장 확보 개념에서 중국진출 전략을 다시 짜야한다. 중국시장 진출이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을 기업 글로벌 전략의 최우선 대상국으로 꼽은 사실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먼저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과 중국특화형 소비상품의 개발을 통해 우리 브랜드와 상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알림으로써 중국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크게 늘었다지만 막상 중국에 가면 우리 상품 찾기가 어렵다. 그 이유가 바로 우리 수출의 80%가 소비자들이 직접 접할 수 없는 원부자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역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첨단산업의 무분별한 중국진출은 중국으로의 기술유출, 국내산업의 공동화 우려 등 부작용도 뒤따르는 만큼 중국보다 앞선 첨단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또 중국의 한국상품에 대한 수입규제 강화추세에 대응해 시장관리차원에서의 수출마케팅 전략 수립도 요구된다. 앞으로 중국이 우리에게 교류의 새장을 열어가는 협력과 기회의 나라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생존차원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는 것이다. /오영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