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도마 위에 오른 브랜드가 핵심브랜드로 꼽히는 라푸마와 닥스라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은 LG패션에 국제 의장특허권을 도용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공식적으로 발송했다. 살로몬 글로벌 본사가 직접 나서 발송한 이 서한에는 LG패션의 라푸마에서 판매하는 '익스프레스 1.0'이 자사의 트레일 러닝화 '센스 만트라'의 국제 의장 특허권을 도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익스프레스 1.0'은 라푸마가 올 봄부터 판매할 신제품이다.
살로몬 측은 라푸마 제품이 신발 측면에서 지그재그로 뻗어가는 선과 로고 라인, 신발 안쪽의 스트립, 신발끈 조임장치, 밑창 디자인 등 총 다섯 가지 부분을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살로몬이 문제 삼은 '센스 만트라'의 디자인 가운데 신발 측면과 밑창 디자인은 2011년과 2012년에 국제 디자인 특허를 등록한 부분이어서 유사성을 따지는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살로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가 봄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LG패션에 도용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패션은 살로몬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틀렸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논란이 빚어진 제품 디자인은 라푸마에서 줄곧 선보였던 스타일이자 라푸마의 로고인 나뭇잎 문양에서 따온 것"이라며 "밑창 무늬 역시 유사한 제품이 워낙 많은데도 (살로몬이) 무리하게 문제를 삼았다"고 말했다.
특정 제품이 유행하면 엇비슷한 디자인이 속출하는 패션계에서 도용 논란은 상존하지만 LG패션은 최근 연이어 디자인 논란에 발목 잡힌 상태다.
지난해 2월 수입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LG패션이 수입 라이선스로 전개하는 닥스의 남성 셔츠가 체크무늬를 따라했다고 주장하며 법정으로 문제를 끌고갔다. 8개월 가까이 진행된 민사소송은 승자와 패자를 정확하게 가리지 못하고 강제조정 형태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LG패션이 판결로 결백을 끝내 증명하는 방법이 아니라 강제조정을 받아들이면서 상표권 침해행위를 일부 인정하는 모습이 됐다는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버버리의 체크무늬와 닥스 제품이 약간만 비슷하더라도 또다시 소송을 당할 수 있는 '불씨'를 남겨놨다는 점을 실책으로 꼽고 있다. 이에 LG패션 측은 "닥스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막고 체크무늬 제품을 계속 판매한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판결을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