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메가 경쟁 가속화
양사의 통합은 D램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다.
특히 D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켰던 삼성전자ㆍ현대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5강 체제로 바뀐다=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미국의 마이크론이 올해 각각 20%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가 64메가 D램 시장에서 1위를 다투던 사이 마이크론이 128메가 시장을 먼저 공략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생산량(64메가 환산기준)이 국내 2개 업체를 앞선 것으로도 파악했다.
256메가 D램 생산에 주력하던 독일의 인피니온이 최근 128메가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NEC와 히타치가 통합함에 따라 128메가 시장은 5강 구도로 판도가 바뀌게 된다.
반도체 조사기관인 IDC는 NEC가 올해 7.5%, 히타치는 4.06%의 D램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11.5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이 탄생한다. 지난해 말 두 회사는 D램 디자인 부문을 통합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추가로 1,600억엔을 투입해 D램 사업을 완전 이관시킬 계획이다.
NEC는 히로시마에 2만5,000장, 큐슈 3만장, 야마가타 1만장, 영국 리빙스톤 2만5,000장, 캘리포니아 로즈빌 2만장, 중국 상하이에 2만장 등 모두 월 11만장의 생산규모를 갖고 있다. 히타치도 나까에 3만5,000장. 독일 란두슈트 1만5,000장, 싱가포르 HNS에 2만5,000장 등 월 7만5,000장을 생산할 수 있다.
◇128메가 경쟁 더욱 가열=올해말을 기점으로 64메가 중심의 D램 시장이 128메가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이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64메가 D램 시장은 삼성ㆍ현대ㆍ마이크론의 3강 체제였다. 원가경쟁에 뒤진 일본업체들은 1년여를 투자개발(R&D)에 치중, 이번 통합으로 전열을 완전 가다듬었다.
특히 삼성이 신규라인 증설에 주력하는 동안 외국업체들은 미세가공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앞으로 각각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도 관심을 끈다. 히타치가 0.12미크론의 가공기술까지 확보했으며 마이크론(0.15미크론)과 인피니온(0.14미크론)도 국내 업체들을 앞서기 시작했다. 반면 삼성이 0.17미크론으로의 전환을 완료했으며 현대는 0.18미크론으로 전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가격경쟁에서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128메가 시장의 경쟁은 이제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주기자
입력시간 2000/11/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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